출혈경쟁 속 배달 수수료 인상…자영업자 부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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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혈경쟁 속 배달 수수료 인상…자영업자 부담 커졌다
  • 김혜나 기자
  • 승인 2024.07.11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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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시장 지난해 역성장에 ‘출혈경쟁’ 격화
내달부터 배민 배달 중계 수수료 3% 올라
자영업자들 ‘울상’…소비자 부담 우려 제기
서울 여의대로에서 배달 오토바이가 주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대로에서 배달 오토바이가 주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배달의민족이 배달 수수료 인상을 발표하면서, 자영업자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비대면 흐름을 타고 급성장했다. 엔데믹 이후 성장세가 둔화됐고, 작년에는 첫 역성장을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의무가 사라지며 배달 횟수도 자연히 줄었다는 분석이다.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로,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소수 플랫폼이 독점한 상태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지난 4월 기준 한국 배달 앱 사용자 순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사용자가 2109만명으로 1위였다. 2위는 쿠팡이츠(697만명), 3위는 요기요(576만명)가 뒤따랐다.

세 플랫폼이 배달비 무료화 및 구독료 인하 등을 내세우며 출혈경쟁을 벌이던 중, 배민은 배달 중개 수수료를 인상하겠다고 10일 밝혔다. 현행 6.8%에서 내달 9일부터는 3%포인트 상승한 9.8%로 오른다. 외식업주는 배달요금과 별도로 배민에 주문 중개 이용료로 음식 값의 9.8%를 내야 한다. 부가세를 합치면 10.8%에 달한다.

배민 측은 업주들의 부담을 경감할 대책도 함께 내놨다. 기존 2500원~3300원으로 책정되던 업주 부담 배달비를 전국적으로 1900원~2900원 수준까지 인하한다. 서울 지역을 기준으로, 업주가 부담하는 배달비는 기존 3200원에서 2900원으로 300원 낮아진다. 지역별 배달비를 고려해 추가 할인도 고려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배달앱을 이용하는 점주들은 수수료에 대한 부담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의 ‘2024년 온라인 플랫폼 입점 중소기업 거래 실태조사’에 따르면, 배달앱 분야 입점 기업의 83.7%이 플랫폼 거래와 관련해 개선을 희망하는 사항으로 ‘수수료, 광고비 단가 인하’를 지적했다.

상승한 수수료가 음식 값에 반영될 경우, 결과적으론 소비자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수수료와 부가세 부담으로 인해 매장 판매가보다 배달메뉴의 가격을 소폭 높게 설정한 경우도 적지 않다.

서울에서 배달 전문 한식당을 운영하는 이 씨는 “이미 배달 앱 수수료가 높은 수준인데도 더 오른다는 것은 자영업자들에게 남는 것 없이 장사하라는 것과 다름이 없다. 무료배달이 소비자들 입장에선 환영받아도 자영업자들에게는 부담만 늘어난다”며 “소비 침체로 배달 건수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이지만 배달 앱을 사용하지 않을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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