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정상화해야…범국민협의체 구성 제안"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방송 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을 원점 재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선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일정을 중단하고 방송통신위원회 파행 운영을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우 의장은 17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법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치가 언론계 내부의 갈등을 넘어서 극심한 국론 분열로 이어지고 있다. 심각한 위기감을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여당은 대통령과 정부의 권한으로 밀어붙이고 야당은 숫자로 밀어붙이는 이 악순환을 끝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여야 정당 국민 여러분께 제안한다"며 "여야 모두 방송법을 둘러싼 극한 대립에서 한 발짝씩 물러나 잠시 냉각기를 갖고 정말 합리적인 공영방송 제도를 설계해 보자"고 제안했다.
우 의장은 "방송 공정성과 독립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할 법안에 합의해 보자"며 "국회의장의 책임 아래 집중적인 논의에 착수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된 이진숙 후보자에 대한 탄핵소추 논의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동시에 국민의힘과 정부를 향해선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일정을 중단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 의장은 "방통위의 파행적 운영을 즉각 멈추고 정상화 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범국민협의체 구성을 제안한다"며 "여야 정당, 시민사회, 언론 종사자와 언론학자 등이 고루 참여하는 논의기구를 구성하고 두 달 정도의 시한을 정해 결론을 도출해 보자"고 했다.
우 의장은 민주당이 요구하고 있는 19일 본회의 개최 대신 25일까지 시간을 두고 자신의 제안에 대한 여야의 응답을 기다리겠다는 방침이다. 우 의장은 "최소한 일주일은 답변을 기다릴 생각"이라며 "18일은 본회의를 잡을 안건이 없다. 일주일 동안 기다린 뒤 정부·여당과 야당이 (제안을) 수용해 두 달 동안 논의에 들어가면 (방송 4법을) 25일 본회의 안건에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여야가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상황을 보고 국회의장이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18일 본회의 개최가 무산되면 늦어도 오는 25일 본회의를 열어 방송 4법 처리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이를 막기 위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준비하고 있어 여야 간 극한 대치가 예고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