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신임 사무총장에 부산·경남(PK) 재선 서범수 의원(울산 울주)을 내정했다. 사무총장은 재정 운용을 포함한 당 실무를 총괄하는 핵심 요직이다. 한 대표가 본격적인 지도력 발휘를 위해 지도부 구성을 친한(친한동훈)계로 속속 바꿔나가는 모습이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생각하는 사무총장은 변화에 유연하면서 어려운 일에 앞장설 수 있는 분이어서 널리 얘기를 듣고 찾아봤다"며 "서 의원이 사무총장으로 같이하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임 사무총장인 성일종 의원의 후임으로 지명된 서 의원은 행정고시 합격 후 경찰에 몸담은 뒤 울산지방경찰청장과 경찰대학장 등을 거쳐 21대 국회에 입성했다. 5선을 지낸 서병수 의원의 친동생이다. 초선이던 21대 국회에서는 이준석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바 있다.
서 의원은 7·23 전당대회 국면에서 한 대표를 물밑 지원하는 등 현재는 범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다만 계파색이 짙지 않아 친윤(친윤석열)계로부터 견제를 받는 한 대표를 적절히 보좌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다.
한 대표는 주요 당직자 인선 기준으로 '선민후사'를 내세우며 "국민의힘이 국민께 더 잘 봉사할 체제를 갖추기 위해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총선과 당대표 선거에서 민심과 당심이 저희에게 변화를 요구했다"며 "변화의 민심 잘 받드는 진용을 잘 구축하도록 많은 얘기 들으면서 신중하고 차분히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사무총장은 최고위 협의를 거쳐 대표가 임명하게 돼 있어 서 의원의 사무총장 임명은 기정사실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매일일보>에 "사무총장 인선은 의결이 필요한 사안은 아니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임명된 것으로 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힌편 원내대표와 협의가 필요한 정책위의장의 경우 당내에서 교체와 유임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결정을 서두르진 않을 전망이다. 특히 정책위의장 교체로 최고위 내 친윤계와 친한계 과반이 엇갈릴 수 있어 교체 여부를 두고 당내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상황이다.
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는 당대표와 원내대표, 선출직 최고위원 5명과 지명직 최고위원, 정책위의장 등 9명으로 구성되는데 대부분 안건을 다수결로 의결한다. 한 대표 측에선 대표 중심의 안정적 당 운영을 위해 최고위에 친한계 과반을 만드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최고위 내 친한계는 한 대표 본인에 장동혁 최고위원, 진종오 청년최고위원, 당대표가 임명하는 지명직 최고위원까지 총 4명이다. 반면 추경호 원내대표, 정 의장, 김재원·김민전·인요한 최고위원 등 5명은 친윤계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