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지난 6월 말 시작으로 폭염과 집중호우를 반복하며 때로는 폭염특보 중에도 맹렬하게 쏟아부었던 호우 특보 등 전국에 많은 피해를 주었던 올해 여름 장마는 이제 강한 폭염을 동반한 채 소강상태로서 마무리를 보이는 모양새인 것 같다.
올해 장마는 전라북도 어청도에서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많은 500년 빈도 시우량의 많은 비가 내렸고, 이미 언론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예년과는 다르게 기습폭우, 돌발폭우, 도깨비 장마 또는 스텔스 장마 등 기후변화 관련 각종 신조어를 갖다 붙여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예측·가늠하기가 어려운 기상특보와 이동성이 강한 한반도의 정체전선으로 호우 대비가 힘든 시간이었고 이 모든 상황은 한마디로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 그리고 기상이변으로 밖에는 설명하기가 어려운 일상이 되었다.
농어촌 현장에서 물관리와 시설물 관리 등 유지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공사에서는 영농기 이전부터 기후 변화에 따른 홍수기(6.21∼9.20) 자연재해 대응 능력 강화를 여느 해 보다 철저하게 추진하였다.
특히, 해남·완도지역은 산간부와 평야부, 해안(섬) 지역으로 구성된 복합적인 물관리 수계로서 급·배수에 많은 고민이 필요하며, 또한 최근에는 생육기간이 짧은 가루쌀 재배단지(689ha) 분포에 따라 관리 구역별로 다변화된 물관리 특성을 고려해야 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따라서, 홍수기 극한호우를 대비하여 저수지 제한 수위를 만수위 대비 평균 70% 이하로 관리함으로써 초기 홍수조절 역할 및 사전 저류용량(약 1천만톤)을 확보하였고 해남지역 7월중 역대 최대 강수량인 200년 빈도의 시우량(78.1mm)과 일부 구역 1일 최대 강수량 163mm(해남 마산면)에서도 하천 범람과 같은 큰 호우 피해를 방지할 수 있었다.
또한, 해남(고천암)호와 완도호 등 주요 배수갑문 시설에는 직원들이 상주 관리하여 바닷물 조위에 따라 담수호 방류 등 방조제 내측 수위 관리에 만전을 기하였고, 수혜구역 내에서는 저지대 농경지의 침수 방지를 위하여 수리시설 감시원과 함께 주야로 배수펌프장을 가동하는 등 지역민의 안전과 소중한 재산 피해 방지를 위해 노력하였다.
이렇게 일상화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공사에서는 수리시설 현대화, 그리고 올 연말까지 농업용 저수지의 기능회복을 위하여 저수지 11개소에 퇴적된 토사(34만톤)를 준설하는 사업 등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 및 집중호우 등 자연재해 예방을 위하여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유년시절 농사철에 비가 오면 아버지께서는 늦은 밤이나 새벽녘에도 어김없이 자전거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에 삽을 끼우고는 논 물꼬를 보러 나가시곤 하셨던 아련한 기억이 새롭다.
요즘처럼 많은 비가 내리는 장마철이 되면 삽을 챙기고 논으로 나가시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함께 올해도 대한민국의 안전 영농과 식량안보 확보를 위하여 공사와 지자체 및 재난 관련기관들과의 정보공유 및 상호 협력체계 구축은 물론이며, 언제나 농어촌 지역의 물관리와 자연재해 대응을 위하여 헌신해 주시는 수리시설 감시원들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