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호황에 하반기 기대감에 파업 불확실성 ‘찬물’
다음달 조선3사 노조 파업 돌입…‘합동’ 파업도 예고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조선업계가 ‘파업 리스크’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조선업계의 실적 상승세가 파업 불확실성으로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가 올 하반기 파업 리스크를 안고 있다.
조선 3사는 올 상반기 호실적을 거뒀다. HD한국조선해양은 상반기 영업이익 536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무려 928% 증가한 수치다. 삼성중공업도 상반기 전년 동기보다 165.7% 증가한 2086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한화오션은 상반기 433억원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이러한 실적 상승세를 모처럼 찾아온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하반기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국내 조선 3사는 수주호황을 누리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미 연간 수주목표를 초과 달성한 상태다. 삼성중공업은 연간 목표치의 51%를 확보했다. 올해 수주목표를 공개하지 않은 한화오션도 지난해 연간 수주실적보다 많이 수주한 상태다.
문제는 조선 3사가 노조의 파업 리스크로 수주 물량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달 파업권을 확보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최근까지 10여 차례 교섭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 성과금 산출기준 변경, 정년 연장 등 내용을 담은 임단협 요구안을 회사에 전달했으나, 회사는 아직 별다른 안을 제시하지 않은 상황이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아직도 회사 측이 제시안을 내놓지 않은 건 파업을 부추기는 형태”라며 “노조 요구안에 대한 전폭적인 수용과 노사화합을 위한 통 큰 결단을 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도 지난달 97.14%의 압도적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삼성중공업 노사의 임단협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한화오션의 경우 금속노조 대우조선해양지회(한화오션 노조)가 지난달 거제사업장에서 7시간 파업을 단행했다. 한화오션 노조는 경고성 파업을 시작으로 추후 임단협 요구 조건이 수용될 때까지 파업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조선업계 공동 파업으로 확산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는 이달 중순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합동 파업 일정을 논의할 계획이다. 조선노연은 HD현대삼호, HD현대미포와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8개 조선사 노조가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