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예측 실패하면 선두 추격 상당한 진통”
최태원 회장, ‘포스트 HBM’ 치열한 고민 주문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국내 산업계가 차세대 수익모델을 선점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새로운 시장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일은 미래 주도권 확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업체들이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하고 시장 대응력을 높이는 작업에 분주하다.
이는 공급 과잉, 수요 둔화 리스크에 대비하고 지속 성장의 발판을 만들기 위함이다. 최근 '퍼스트 무버(선도자)'의 기치를 내거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차세대 시장 대응에 실패할 경우 선두 추격에 상당한 진통이 뒤따르게 된다"며 "특히나 인공지능(AI) 확산 등 고도로 발달한 시장에선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 전략이 설 자리가 없다"고 했다.
대표적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선두 주자로 위세를 떨치고 있는 SK그룹은 '포스트(Post) HBM'을 고민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5일 SK하이닉스 HBM 생산 현장을 점검한 뒤 곽노정 대표 등 SK하이닉스 주요 경영진과 함께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장시간 논의를 진행했다.
최 회장은 "AI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고 위기에서 기회를 포착한 기업만이 살아남아 기술을 선도할 수 있다"며 "어려울 때일수록 흔들림 없이 기술경쟁력 확보에 매진하고 차세대 제품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 전쟁의 새 전선으로 떠오른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HBM의 고전력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저전력 D램 개발 등에 힘을 쏟고 있다. CXL D램은 메인 D램과 공존하면서 대역폭과 용량을 확장할 수 있다. 쉽게 말해 HBM이 도로 위 고가 도로를 설치하는 개념이라면 CXL은 도로를 8차선으로 넓히는 개념이다.
종합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을 지향하는 현대차그룹도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로봇 사업화,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 'HTWO'를 통한 수소 생태계 전환 등에 힘을 주면서다.
국내 디스플레이업계 역시 올레도스(OLEDoS)를 위시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공략에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올레도스는 초소형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로, 작은 화면에 고화질과 고휘도를 구현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4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 2024에서 업계 처음으로 1만2000니트 밝기 고휘도를 구현한 화이트(W)-올레도스를 공개하며 이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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