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해리스의 동맹 방위 약속은 변함없어"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캠프는 20일(현지시간) 한반도 비핵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미국의 동맹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새 정강 작성에 참여한 콜린 칼 전(前)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이날 외신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많은 동맹이 확장억제에 대해 우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동맹에 대한 방위 약속은 변함없는 의무라는 것이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의 규정이었다면, 트럼프는 동맹을 그렇게 다루지 않는다"고 말했다.
칼 전 차관은 "트럼프는 동맹을 보호비를 뜯어내야 할 대상 혹은 마라라고(Mar-a-Lago·트럼프 전 대통령 소유 리조트) 클럽에 가입비를 내야 할 누군가로 취급한다"면서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된다면 확장억제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될 것으로 강하게 우려한다"고 말했다.
공화당에 이어 민주당 정강에서도 북한의 비핵화가 삭제된 것에 대해선 "정강 정책에 의도하지 않은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며 "한반도 비핵화는 바이든 정부의 목표로 남아 있으며, 해리스 행정부에서도 그럴 것"이라고 단언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단기적 관점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시급히 해결될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는 없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그런 차원에서 단기적으로 우리의 우선 순위는 한국을 포함해 일본 등 동맹을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고 우리의 억제를 강화하는 데에 있어야 한다"며 "바이든-해리스 정부가 이룬 주요한 진전 가운데 하나가 한미, 미일 양자 관계를 비롯해 한미일 삼국의 공조를 강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3월 북한을 비롯해 중국과 러시아의 핵 공조에 대비해 극비 핵전략을 변경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향후 10년 안에 중국의 무기 보유량이 미국과 러시아에 맞먹을 가능성이 크고, 북한·중국·러시아가 군사적으로 밀착하면서 (미국이) 핵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칼 전 차관은 "기밀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세계는 변하고 있으며, 북한과 중국, 러시아, 이란의 공조는 긴밀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차원에서 미국의 전략은 우리의 적들이 한층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칼 전 차관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은 북한, 중국, 러시아, 이란 등 악의 축의 증가하는 연합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는 나라들 간의 경쟁이 아니라 연합의 경쟁이며, 누가 미국의 편에 더 많은 나라를 끌어들일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부연했다.
칼 전 차관은 "트럼프와 해리스는 동맹을 보는 관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며 "트럼프는 동맹을 무임승차자 정도로 치부하며, 실질적으로 우리의 적인 독재자들보다 더한 적국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2021년 4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국방부 정책차관으로 일한 칼 전 차관은 미국의 확장억제 정책에 정통한 인사라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