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 금리보다 금리 높은 저축銀 정기예금 약 250개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시중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낮아지고 있는 것과 반대로 저축은행 수신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시중은행에서는 기준금리(3.5%)를 웃도는 예금 상품이 자취를 감췄지만, 저축은행에게는 다시 4% 예금이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27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이날 기준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3.92%로 집계됐다. 해당 상품을 운용하고 있는 곳은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으로 ▲크크크 회전정기예금 ▲회전E-정기예금 ▲회전정기예금 ▲회전정기예금(비대면) 4개 상품이 연 3.92% 금리를 주고 있다.
상상인·HB·OSB·대백·더블·바로·조홍·참·청주저축은행도 3.90%대 금리의 정기예금을 운영 중이다. 이들을 포함하면 현재 3.90% 이상 금리를 주는 저축은행 상품은 21개다.
이들 외에도 기준 금리 3.50%보다 높은 금리를 주는 저축은행 예금 상품은 226개다. 즉, 250개 이상의 저축은행 수신 상품이 기준 금리 대비 높은 연 금리를 제공한다.
저축은행들이 최근 높은 수신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예금 만기도래 기간을 앞두고 최소한의 예금을 유지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통일경영공시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의 예금잔액 12조3324억원 중 68.2%에 해당하는 8조4159억원이 내년 3월 안에 만기가 돌아온다. 모아저축은행도 전체 예금잔액 1조8365억원 중 1조85억원(54.9%)의 만기가 내년 3월 안에 만기가 도래한다. 애큐온저축은행 또한 해당기간에 만기가 도래하는 예금의 비중이 59.6%다.
예대율(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 비율)과 유동성 비율 역시 높은 예금 금리 제공의 이유다. 저축은행은 연말까지 예대율을 110%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예금을 초과하는 규모로 대출을 취급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저축은행의 예대율을 100%로 제한한다. 다만 연말까지 이 기준을 한시적으로 완화했다. 유동성 비율도 100% 이상 유지해야 한다.
그동안 저축은행의 수신자금은 꾸준히 줄었다. 지난 6월 말 79개 저축은행의 수신잔액은 100조8861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서만 6조2363억원이 빠져나갔다.
저축은행은 지난해부터 수신잔액이 크게 증가하지 않도록 예금금리를 낮게 유지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고금리 등으로 업황이 악화해 예금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대출로 소화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서울지역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예·적금 만기가 연말에 몰려 있기 때문에 자금이탈에 대비하려는 목적으로 금리를 인상했다”며 “아직 대출을 활발히 재개하지는 못하는 상황이지만 신규대출을 꾸준히 내보내긴 해서 최소한의 자금확보는 필요하다”고 말혔다.
한편, 시중은행들은 저축은행과 달리 예금 금리가 낮아지고 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이 ‘NH고향사랑기부예금’에 최고 3.8%를 주고 있지만, 고향사랑기부금 납부 등 우대금리를 만족해야 한다. IM뱅크와 Sh수협은행이 그 다음으로 높은 3.6%대에 정기예금 상품을 운영하고 있으나 첫거래 우대에 한해서 적용중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은 대표 정기예금에 3.35~3.4%의 금리를 주고 있다. 기준 금리보다 낮다. 앞서 농협은행은 주요 수신상품 금리를 0.35%p,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일부 수신상품 금리를 0.2%p 낮췄다. 이는 올해 최고 3.7%대를 기록했던 은행채 1년물 금리가 최근 3.2%대까지 떨어지며 하락했기 때문이다. 정기 예금 금리는 은행채 금리를 반영해 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