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가장 오래, 가장 많이 보험료를 내고 연금은 가장 늦게 받는 청년 세대가 수긍할 수 있는 연금개혁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청년세대 중심으로 번지는 '연금개혁 불신론'을 잠재우기 위해 '국가 지급 보장 명문화'까지 언급했다. 다만 상대적 부담을 앉게 되는 중장년층의 반발을 잠재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날 윤 대통령의 연금개혁 브리핑에서 가장 이목을 끄는 내용은 '세대별 보험료율 차등 인상안'을 제안한 것이다. 나이 든 세대일수록 보험료를 빨리 올리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청년 세대와 중장년 세대의 보험료 인상 속도를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청년 달래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청년들에게 '우리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 "국가가 지급을 보장한다는 것도 법률에 명문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 "출산과 군 복무로 인해 연금 가입기간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크레딧도 더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같은 제안은 청년세대의 '연금불신' 해소 없이는 연급개혁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윤 대통령의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세대별 보험료 인상율 차등은 보험료율을 13∼15%로 인상하기로 하면 장년층은 매년 1%포인트(p)씩 인상하고, 청년층은 매년 0.5%p씩 인상하는 등 목표 보험료율에 도달하는 시기를 차등 적용하는 제도다. 정부는 이러한 차등 인상을 통해 국민연금에 대한 젊은층의 반발을 잠재우고, 실질적인 혜택 부여를 통해 연금기금 지지층을 넓히겠다는 의도다.

다만 중장년층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며 이를 어떻게 잠재울지가 관건이다. 게다가 세대별 보험료 인상율 차등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방식이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대 구분이 모호한 상황에서 이를 강행할 경우 더 큰 '세대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윤 대통령은 서민·중산층의 노후를 위해 정부는 기초·퇴직·개인연금을 함께 개혁해 다층적으로 소득을 보장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윤 대통령은 "월 40만원을 목표로 임기 내 기초연금 인상을 약속드린다"며 "현재 기초연금을 받으면 생계급여가 깎이는 부분이 있는데, 감액하던 금액을 추가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또 "현재 퇴직연금은 임의적인 것이라 가급적이면 모든 기업이 이것(퇴직연금)을 채택하도록 해서 노후 소득을 충실히 보장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것이고, 개인연금에 대해서는 보험 회사를 통한 개인의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여러 세제 인센티브를 드리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노동개혁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노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연성"이라며 "근로 연령, 임금, 노동 시간, 근로 형태 등 유연성을 통해 기업이 성장하고 근로자 보상이 함께 좋아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자본시장은 글로벌스탠다드에 맞게 바뀌었는데 노동시간이 안 바뀌는 엇박자가 나고 있다"며 "이제 노동도 글로벌 스탠다드를 찾아가야 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유연성"이라고 했다.

이어 "유연성이라는 건 근로 형태에 자유로운 선택권을 가질 수 있게끔 해주는 것"이라며 "정년이 지나고 나서도 충분히 사회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막연하게 정년 연장이라기보다, 어떤 연령까지는 숙련도와 노동강도라는 측면서 높은 임금을 받을 만하다고 하면 임금피크로 올라갔다 조금씩 (임금이) 내려오는 그런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훈 기자 [email protected]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