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뚝심경영’ 결실…가스·수소·SMR 신사업 순항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이 에너지 중심의 사업재편을 이끌며 두산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에너지 패러다임 격변기를 맞아 박 회장의 뉴 비전이 두산에 새 동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다.
1965년생인 박 회장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와 뉴욕대학원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1988년 동양맥주를 입사해 두산아메리카, 두산상사 등을 거쳤다. 박 회장은 2001년 두산중공업(現 두산에너빌리티) 기획조정실장(부사장)을 기점으로 지금까지 두산의 중공업 부문을 이끌고 있다. 25년간 두산중공업에 몸담은 박 회장을 두고 그룹 내 최고 ‘중공업·에너지’ 전문가로 통하는 이유다.
박 회장은 십수년간 최고경영자(CEO)로서 두산중공업을 플랜트 전문기업으로 키워냈다. 현재 두산에너빌리티 사업구조는 △플랜트 기자재·서비스 △플랜트 EPC(설계·조달)·건설 △소재·제작 부문으로 이뤄졌다. 박 회장의 ‘뚝심 경영’으로 두산중공업은 국내 대표 중후장대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박 회장의 비전은 미래 에너지 대전환 시대를 향하고 있다. 그는 두산중공업의 친환경 에너지 중심의 체질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박 회장은 2022년 회사 이름을 ‘두산에너빌리티’로 새롭게 바꿨다. 회사 이름에서 ‘중공업’은 빠지고 ‘에너지(Energy)’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 결합한 ‘에너빌리티’로 채웠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사명 변경은 2001년 한국중공업에서 두산중공업으로 바뀐 지 21년 만이다.
그의 리더십은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관통하고 있다. 박 회장은 가스, 신재생, 수소, 소형모듈원전(SMR)을 4대 신(新)성장사업으로 점찍었다. 그는 일찌감치 두산에너빌리티의 에너지 사업의 밑그림을 그려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3년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에 착수해 2019년 세계 5번째로 개발을 완료했다. 수소터빈 개발도 회사의 가스터빈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다.
박 회장의 일관된 비전과 리더십 아래 회사는 신성장 사업에서 순항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보령신복합발전소, 올해 안동복합발전소 가스터빈 공급계약을 따냈다. 향후 5년간 국내 7조원 이상 가스터빈 수주가 회사의 목표다. 2027년까지 세계 최초로 400MW급 초대형 수소 전소 터빈을 개발하겠다는 야심찬 이정표도 세웠다.
박 회장은 ‘중공업·에너지’ 전문가답게 현장도 직접 챙기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3월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본사를 찾아 수소터빈 개발 현황을 점검했다. 당시 박 회장은 “가스터빈 개발 성공으로 얻은 자신감과 기술력으로 고효율 무탄소발전 기술로 부상하는 수소터빈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했다.
그는 오랜 시간 축적한 경험을 무기로 글로벌 비즈니스에도 직접 나서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4월 루마니아 클라우스 요하니스 대통령을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본사에서 만나 SMR 협력을 논의했다. 루마니아는 도이세슈티 지역에 위치한 폐쇄된 석탄화력발전소 부지에 총 462MW 규모의 SMR 발전소를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박 회장은 “루마니아 첫 SMR 제작을 위한 준비도 면밀히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루마니아의 안정적인 청정에너지 공급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제 글로벌 원전 호황을 맞아 두산에너빌리티의 퀀텀점프를 준비 중이다. 담대한 도약을 위한 승부수는 사업재편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자회사 두산밥캣 분할을 통해 1조원 수준의 신규 투자여력을 확보하게 된다. 회사는 향후 5년간 대형원전 10기, SMR 62기 수주 등 초과 목표 달성이 기대되는 만큼 투자금 확보가 시급하다. 박 회장은 “원전 생태계 활성화의 기운이 더욱 빠르게 확산되도록 노력하고, 이를 통해 해외 원전 수출을 위한 팀 코리아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