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수요 위축 딛고 ‘AI가전’ 패권 경쟁 돌입
반도체 초미세공정 선점‧LCC 출혈경쟁도 재차 가열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국내 주요 업체들이 생존을 위한 '극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생존 경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실제 중국에 이어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에 3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4% 이상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4.4% 떨어진 배럴당 70.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뉴욕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미국의 제조업이 여전히 위축세에 머물고 있다는 데이터가 나오면서다.
가뜩이나 산업계 주요 기업들 사이에선 시장 경쟁 격화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었다. 경기침체라는 악재가 장시간 이어지는 가운데 전기차, 인공지능(AI) 등 초기 시장에서 뒤처지면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전기차 업계에선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속 극한의 출혈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당장의 수익성보다 시장 점유율 방어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전용 플랫폼 탑재로 전기차 상품성 강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현대차그룹도 신형 아이오닉5 등 전기차 신모델의 판매가를 속속 동결한 배경이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전기차는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아 중국을 중심으로 시장 플레이어가 난립하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불가피한 출혈경쟁 이후 경쟁력 있는 전기차만 살아남게 되고 머지않아 시장 재편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전업계도 글로벌 수요 위축이 장시간 이어지면서 업체 간 점유율 싸움이 격화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I가전의 주도권을 두고 소리없는 전쟁을 치르는 모양새다. 'AI홈'과 가전 구독에 대한 서비스 확대 및 고도화로 신수요 창출에도 매진하고 있다.
이 외 반도체업계의 초미세공정 경쟁과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출혈경쟁은 주기적으로 되풀이되는 영역이다. 최근 반도체업계에선 AI 확산으로 고성능 D램 수요가 급증하면서 극미세화된 메모리 공정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재차 불붙고 있다.
지난달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6세대 1c 미세공정을 적용한 16Gb(기가비트) DDR5 D램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앞서 5세대(1b·12~13나노)의 경우 지난해 5월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보다 10일가량 먼저 양산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연내 10나노급 6세대 D램 양산을 목표로 잡고 있다.
항공업계는 LCC를 중심으로 출혈경쟁이 심화하며 전반적인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증편 경쟁 역시 치열하다. 국내 항공사들은 일본 여객 수요를 잡기 위해 약 5개월간의 동계 항공 스케줄에 맞춰 일본 노선 중심으로 항공편을 확대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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