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주, 9월 밸류업 편입·10월 실적 시즌 맞물려 수혜”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이달 중 코리아밸류업지수가 발표되고 연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될 예정인 만큼, 편입 종목된 종목의 주가 수혜가 예상된다. 지수에 포함될 경우 외국인·기관 투자자의 패시브 자금 유입이 수월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밸류업 프로그램의 취지가 단기적 주가 부양이 아닌 장기적 기업 가치 제고에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이달 중 밸류업지수를 발표한다. 지수에 연계된 상장지수펀드(ETF)도 연내 출시될 예정이다. 지수 편입 여부에 따라 기관·외국인 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될 수 있어 편입 종목 주가는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시장은 대체로 △펀더멘털(기초체력) △밸류업 공시 참여 △주주환원 등이 편입 종목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밸류업지수는 기업가치 우수 기업에 대해 시장 평가와 투자 판단을 지원하기 위해 개발됐다.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가 벤치마크 지수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거래소는 해당 지수로 편입된 기업들에 투자가 증가하면서 기업가치 개선 노력을 독려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국은 업계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수익성과 시장 평가가 양호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일본의 증시 부양책을 참고한 만큼 JPX 프라임150 지수가 기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는 프라임 시장 내 1600여 상장사 중 자본 이익률(수익성 지표)과 PBR(주가순자산비율) 등 지표가 우수한 기업 150곳으로 구성돼 있다.
증권가도 서둘러 편입 종목 전망을 내고 있다. 대체로 금융주와 자동차주를 유력한 후보군으로 보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현대차, 셀트리온, KB금융, 기아, 신한지주, POSCO홀딩스 등을 꼽았다. 하나증권은 J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OCI홀딩스, BNK금융지주, 현대차, 신한지주 등이 유력할 것으로 봤다. LS증권의 경우 클래시스, 대한뉴팜, 케이카, KG케미칼, 백산 등을 제시했다.
금융주가 주도주 사이클과 지수 편입 가능성이 맞물려 급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B증권이 최근 발표한 리서치 보고서를 보면 최근 금융주들이 한국을 포함하여 글로벌 주식 시장에서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9월 금융주 중심의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 10월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감, 12월 밸류업 지수 기반 ETF 출시 전망 등 주가 상승 요인이 충분하다고 예상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아직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발표하지 않는 기업들이 밸류업 공시에 동참할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어 오는 10월 실적 시즌에 금융주의 강세가 다시 한번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주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수혜가 기대되는 자동차·금융·지주사 주가 흐름이 좋다”며 “최근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현대차의 경우 밸류업 지수 발표 이후 패시브 자금 유입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밸류업 프로그램이 단기적 주가 부양이 목적이 아닌 장기적 기업 가치 제고에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은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가 목표지 수급 집중으로 인한 단기 주가 상승이 본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