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로 여야, 선거일정 중단 더 길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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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로 여야, 선거일정 중단 더 길어질 듯
  • 이승구 기자
  • 승인 2014.04.20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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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정권심판론’ 역풍 우려…野, 경선일정 지연 ‘한숨’
‘지방선거 연기론·7.30재보선 통합실시론’ 조심스레 제기

[매일일보 이승구 기자]‘세월호 침몰사고’라는 국가적 재난사태로 인해 20일 현재 45일 앞으로 다가온 6·4 지방선거가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여야는 지방선거 후보를 뽑는 경선 일정을 뒤로 미루는 등 현재 공식적인 선거 활동은 모두 중단된 상태다.

특히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한 구조활동 등 사고수습이 언제 종료될지 모르는 상황인데다가 인양 결정이 나도 적잖은 기간이 소요될 거라는 예상이 나오는 데다 이 작업이 지방선거 기간과 겹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당분간 본격적인 선거 분위기로 전환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가 유례없이 국민의 저조한 관심 속에 치러질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지방선거 일정을 늦춰야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16일 오후 여객선 침몰사고 부상자들이 있는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을 찾아 보고를 받은 뒤 각 부처의 원활한 협조를 당부하며 현장을 떠나고 있다.

새누리, ‘정부·여당 심판론’ 역풍 우려

새누리당은 지난 17일 광역단체장 경선 일정을 일주일씩 순연한데 이어 이번 주 예정했던 선거대책위원회 구성도 미루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섣부른 행보시의 역풍을 우려한 조치다.

순연된 경선 일정 중 오는 25일 열릴 예정인 대전시장 경선마저도 상황에 따라서는 더 늦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새누리당은 표면적으로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이번 사고로 인해 자칫 ‘정부·여당 심판론’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특히 정부의 실종자·구조자 합계 혼선과 원활하지 못한 구조과정, 세종시장 후보 ‘술자리 참석’ 논란 등을 둘러싼 비판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한 주요 광역단체장 주자들 역시 경선운동 재개 시점을 고심하고 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당분간 지방선거는 금기어”라며 “경선을 치르기는 해야겠지만 이런 분위기에서 여론조사라도 진행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지난 16일 오후 여객선 침몰사고 부상자들이 있는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을 찾아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새정치, 더욱 늦어지는 경선일정에 ‘한숨’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사고로 인해 통합신당 창당 과정 때문에 늦어진 지방선거 일정이 더욱 지연되는 것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오는 27일로 예정된 경기지사 후보 경선을 포함한 광역단체장 경선 및 공천 작업은 다음 달 초로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경기지사 후보들은 경선을 일주일가량 늦춰 다음달 2일 또는 4일께 치르자는 제안을 당 선관위에 전달했고, 제주지사 후보들은 슬픔에 빠진 도민 감정을 고려해 경선 없이 자체 단일화하거나 100% 여론조사로 후보를 선출하는 안을 물밑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초단체장 후보자의 1차 부적격자 심사 결과도 당초 지난 18일 발표키로 했다가 사고 여파 등의 이유로 잠정 연기했다.

예비후보들도 사고 직후부터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사무실 개소식 등의 공식행사를 연기하는 등 한껏 몸을 낮추고 있다.

‘지방선거 연기론·7·30 재보선 통합실시론’도 제기

이런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서는 사고 수습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6월4일로 예정된 지방선거 일정 자체를 늦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현 시점에선 정치·선거 얘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고 있어 현실화 가능성은 미지수다.

여야 지도부 모두 이에 대한 언급을 일절 자제하고 있다.

다만 6·4 지방선거와 7·30 재·보궐선거의 간격이 두 달도 채 안 되는데다 앞서 통합 선거 필요성이 거론된 바 있어 선거일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선관위 측은 “현재로서는 그런 움직임이 전혀 없다"면서 ”다만 여야 합의로 공직선거법에 ‘이번 선거에 한 해 시기를 변경한다’는 내용의 단서 조항을 추가하면 시기 조정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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