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2030년까지 DX 통해 1000억 비용 절감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국내외 석유·정유업체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 생산량은 늘리고 생산비용은 줄이는 효과를 보고 있다. 업계에선 AI 기술로 더 많은 석유를 생산·공급하게 되면 향후 기름값 생산원가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사 아람코는 AI와 슈퍼컴퓨터를 적극 활용해 석유 매장량을 분석하고 시추·정제에 들어가는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아람코는 최근 생성 AI와 산업용 사물인터넷 등을 활용한 디지털 솔루션을 석유·정유 사업 전반에 도입하겠다는 구상을 담은 '디지털 발전 추진 이니셔티브'를 공개했다.
이에 따라 아람코는 중동 최초로 AI용 슈퍼컴퓨터를 도입한다.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 기반의 슈퍼컴퓨터와 유체역학 분석 AI, 생성 AI 등을 적극 활용해 원유 시추 계획과 지질 데이터를 사전 분석한다. 아울러 회사는 퀄컴과 협력해 시설 유지·관리와 드론 자율비행에 활용할 수 있는 생성형 AI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
아흐마드 알코와이테르 아람코 기술·혁신 담당 부사장은 "새 디지털 기술은 우리의 작업 방식은 물론 상업적 환경도 변화시킬 것"이라며 "아람코는 이를 산업적 규모로 활용해 운영 전반에 가치를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연방(UAE) 소속 아부다비 정부 국영 석유공사(ADNOC)도 AI 기반 분석 시스템 '뉴런 5'를 개발해 시추공에 적용하고 있다. '뉴런 5'는 AI로 장비 내 센서가 수신한 압력, 온도, 진동 등 데이터를 분석하고 장비 성능을 모니터링하는 프로그램이다. ANDOC는 이를 통해 시추공 개발·생산 장비 중단을 50% 줄이면서 사전 계획한 유지·보수 간격을 20%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정유업체들도 AI를 활용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GS칼텍스는 허세홍 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2019년부터 시범 도입한 디지털 전환(DX)을 업무 전반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여수공장의 전 업무 영역을 DX 하는데 성공했는데, 회사는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총 1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또 원유 가격 전망, 구매, 물류, 판매, 시장 예측 등 수많은 데이터를 취합하고 이를 정량화해 생산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에쓰오일(S-OIL)도 분산 관리·운영하던 센서를 하나로 모아 통합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구축하고, AI로 데이터를 분석해 유지·보수 비용을 최적화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회사는 IT 신기술을 바탕으로 전사적 디지털 전환 로드맵을 수립하고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공장, 디지털 마케팅, 스마트 워크 등 3개 영역에 대한 디지털 전환 핵심과제를 완료했으며 올해부터 3년간 생산성 증대, 비용 절감 등 지속적인 효율성 개선을 위한 2단계 디지털 전환 전략을 추진한다.
이같이 AI가 석유 생산성 향상과 운영 관리 비용 절감에 활용되면서 국제 유가를 떨어뜨리는 데 기여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인공지능(AI)이 물류 개선을 통한 비용 절감과 석유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면서 향후 10년간 국제 유가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석유회사의 생산성이 25% 향상되면 생산에 필요한 최소 비용이 배럴당 5달러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