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에서 국회 이성구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에 따르면, 조류독감바이러스, 탄저균, 두창, 페스트 등 인체에 치명적인 세균 및 바이러스를 보관·실험하고 있는 전국 6개 보건환경연구원 연구시설(BSL3, 생물안전밀폐시설)들의 대부분이 시설불량으로 인해 실험자 및 주변 환경이 이들 세균 및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어 감염의 우려가 큰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얼마 전 WHO에서는 조류독감이 ‘21세기 흑사병’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였고, 실제 조류독감, 웨스트나일 등 인플루엔자로 인해 많은 인명이 희생되고 있다.
또한 미국에서는 탄저균을 이용한 생물테러가 발생하는 등 새로운 전염병과 생물테러가 발생하면 우리는 상상할 수도 없는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가히 바이러스와의 전쟁 중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각국은 신종전염병이나 생물테러를 대비하기위해 치명적인 세균과 바이러스를 안전하게 실험할 수 있는 실험실을 보유·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는 국립보건원과 6개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에 BSL3급의 생물안전 밀페시설을 설칟운영 중이다.
BSL-3 실험실이란?
심각하고 잠재적으로 치사율이 높은 질병을 발생시킬 수 있는 테러물질이나 병원체로부터 실험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병원체등이 주변 환경으로 누출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는 안전시설로 생물학적 위해수준 1~4등급 중 3등급 수준(높은 안전 수준)의 실험실을 말한다.(취급대상 : 탄저균, 페스트, 공수병, 인플루엔자, 보툴리늄독소 등)
◆ 이러한 시설에서는 인체에 치명적인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보관·실험하기 때문에 철저한 안전관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지만 올해 제출된 6개 시·도 생물안전 밀폐시설 안전성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6개 시설 모두에서 배기 장치가 누수 되고 있음이 확인되어 공기 중 세균 및 바이러스 노출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관계 전문가에 따르면 전국의 대학과 민간연구시설의 경우 자체적으로 BSL 3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SAFE-ROOM(BSL1, BSL2 정도거나 그 이하) 수준으로,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어떠한 통제도 받고 있지 않아 그 실태조차 파악되고 있지 않다. 한마디로 대학 실험실은 무방비 상태이다.
◆ 세균 및 바이러스 표본의 보유·연구 부족도 심각한 문제이다
미국 CDC는 생물테러에 대비해 두창, 탄저, 페스트, 보툴리즘 독소증, 야토병, 출혈열 (에볼라, 마버그 바이러스 등)을 A등급으로 분류하여 각 세균 및 바이러스 표본을 보유.연구하고 있다.
최근 조류독감에 대해선 작은병(vial) 10개분의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를 재생해 현재 '생물안전수준(BSL) 3호' 실험실에 엄격한 조건 아래 보관·연구하는 등 전염병이 예상되는 거의 모든 표본을 보유.연구 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생물학적 테러에 대비해 두창, 탄저, 페스트, 보툴리눔 독소증, 바이러스성 출혈열을 주요 대상 질환으로 선정하여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조류독감 바이러스 샘플의 경우 최근에서야 미국으로부터 입수했고, 조만간 국내에서 발병될 것으로 예상되는 웨스트나일 바이러스에 대해선 입수 계획조차 없어 웨스트나일이 발병할 경우 국내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외국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 우리 국군의 경우 BSL3 시설을 한 곳도 보유하지 못하고 있어 문제다 BSL3 시설의 경우 신종전염병이나 생물테러 뿐 아니라 전시에 사용될지도 모를 생화학무기의 연구를 위해 필수적이나 우리 군은 이러한 시설이 전혀 없고, 얼마 전에야 이동식 BSL3 차량을 도입했을 뿐이다.
◆ 과학기술부는 작년에 해외유수연구기관 유치사업의 일환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파스퇴르 연구소를 유치하였다. 한데 제보에 따르면 앞으로 BSL4(생물안전밀폐시설중 최고등급)를 연구소 측에 제공할지 여부를 두고 파스퇴르 연구소와 과학기술부간에 모종의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소는 홍릉 또는 판교로 추정)
BSL4 시설이 들어선다는 것은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병원균이 해당 연구소에서 연구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우리나라엔 BSL4 시설이 전무한데, 이는 창피하게도 BSL 4시설을 자체적으로 건설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중대한 시설은 조그마한 실수로도 엄청난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시설 보유문제는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하고, 건설된다 할지라도 관계당국의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