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공략 심혈…美서 전기차 2위 경쟁
정의선 “전기차 어려워도 지속 성장 노력”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현대차그룹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속에서도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에 강드라이브를 걸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시장 위축에도 공격적인 투자와 신차 투입을 지속하며 글로벌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 점유율을 확대 중인 국내와 미국 시장뿐 아니라 유럽과 동남아 시장 등 글로벌 전역으로 영토 확장을 노리면서다.
현대차그룹의 이러한 행보는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속도조절에 돌입한 행보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시장이 어렵다고 다 같이 물러나는 게 아니라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상품성 강화를 고민하며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며 "지금이 오히려 전기차 주도권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삼는 전략"이라고 평했다.
최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세계 2위 전기차 시장인 유럽 공략 강화 의지를 드러낸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시 인근 노소비체에 위치한 현대차 체코공장을 방문해 "최근 전기차 시장 지각 변동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혁신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우리의 변함없는 노력은 더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품질과 안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지원하겠다"며 "체코공장의 우수한 생산성과 손익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품질, 서비스, 우수인재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체코 공장은 유럽 내 현대차그룹의 유일한 전기차 생산 거점이다.
현대차는 당장 오는 26~28일(현지시각) 네덜란드 잔드보르트 서킷에서 열리는 전기차 체험 행사 'EV 익스피리언스'에 캐스퍼 일렉트릭을 선보이며 유럽 공략 수위를 높인다. 조만간 유럽 전역에 캐스퍼 일렉트릭을 출시할 계획이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소형차가 인기인 유럽 시장에서 주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대중화를 조준한 전략 모델인 기아 EV3도 연내 유럽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EV3는 소형 SUV로 기아의 세 번째 전용 플랫폼(E-GMP) 차량이다. 기아는 다음달 열리는 파리 모터쇼에도 참가, EV3를 비롯한 기아의 전략 차종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동남아 전기차 리더십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인도네시아를 동남아 시장 확대의 교두보로 낙점, 경쟁력 강화에 힘을 주고 있다. 조기에 진입한 덕분에 현대차는 인니 현지 완성차 최초로 배터리 셀부터 완성차까지 현지 생산‧판매 체계를 갖춘 기업이 됐다.
다만 최근 비야디를 위시한 중국 전기차 업체의 시장 진입 파급력을 조기에 진압할 니즈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는 현대차가 현지 임원급 인재 유치와 하이브리드 모델 확대 등 대책 마련에 나선 배경으로 지목된다. 아울러 현대차는 최근 태국에서도 브랜드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의 고객 인도를 본격화하며 현지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미국에선 전기차 2위를 놓고 현지 브랜드와 경쟁할 정도로 성과가 좋다.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조만간 본격 가동하고, GM과의 협업이 가시화되면 전기차 시장 확대가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특히 현대차는 최근 GM과 '포괄적 협력' 협약을 맺으면서 미국 시장에서 더욱 유연한 전략이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좌우명 :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