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시멘트값 49% 상승…원료값 떨어졌는데도 상승 지속
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정부가 지난 3년간 30% 급등한 건설 공사비 상승률을 오는 2026년까지 연 2% 내외로 관리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공사비 상승률을 장기(2000∼2020년) 평균인 연 4% 수준으로 안착시킨다는 계획이다.
건설업계가 공사비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인건비와 함께 시멘트 값 상승을 꼽는 만큼 정부는 민간이 해외 시멘트를 수입할 때 애로 사항을 해소해주기로 했다.
또 주요 자재·건설기계 분야의 불공정행위를 6개월간 특별 점검하고 주요 자재별로 수급 안정화 협의체를 가동하기로 했다.
정부는 2일 경제관계장관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설공사비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지역 전쟁 여파로 건설공사비 지수는 지난 2020년 100에서 2023년 127.90으로 3년간 27.9% 올랐다.
공사비는 올해 들어 7월까지 1.6% 오르며 상승세가 주춤해졌고, 6∼7월 지수는 전월보다 하락했지만 장기 추세선과 비교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시멘트의 경우 원료 가격이 떨어졌는데도 계속 올라 건설업계와 시멘트 업계 갈등의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주요 자재별로 수급 안정화 협의체를 구성해 수요자와 공급자의 자율적인 가격 조정을 유도하기로 했다.
시멘트협회·건설협회 등 업계 중심으로 논의하되 관계 부처와 공익위원이 참여하는 형태다.
정부는 시멘트 수급 불안으로 민간이 중국 등에서 시멘트 수입을 추진한다면 항만 내 저장시설 설치 절차를 단축하고 내륙 유통기지를 확보하는 등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시멘트 품질은 국민 안전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KS인증으로 검증하고, 유통 과정에서도 수시 점검할 방침이다.
시멘트 산업은 물류비 부담이 커 무역에 따른 이익이 크지 않은 데다 국가 기간산업이라 내수 중심으로 시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공사비의 10% 안팎을 차지하는 시멘트 값이 최근 4년간 49.3% 오르며 가격이 싼 중국산 수입이 거론되고 있다.
시멘트 원료인 유연탄 가격은 2022년 3월 t당 246달러로 최고가를 기록하고서 올해 7월 90.02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시멘트 가격은 2020년 7월 t당 7만5000원에서 2022년 7월 9만2400원 올해 7월 11만2000원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건설업계는 가격 인하를 요구했지만 시멘트 업계는 환경 규제에 따른 설비투자 비용이 드는데다 지금 가격은 그간의 원가 인상 요인이 늦게 반영된 것이라고 맞서는 상황이다.
결국 건설업계가 중국산 시멘트 수입까지 요구하고 나서자 정부가 호응하며 가격 인하를 압박한 모양새다.
골재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바다·산림 골재 공급을 확대한다. 기존 환경 규제를 유지하면서도 규제 적용 방식을 개선한다는 방향이다.
환경 규제 강화로 자연 골재 채취가 축소되면서 골재 가격은 4년간 24.5% 올랐다.
바다골재는 5년 단위로 채취 계획을 수립하는데 총 골재 채취량의 5%로 제한한 바다골재 채취량 한도 내에서 연간 채취 계획량을 탄력적으로 설정하도록 한다.
지금은 사업자별 채취 한도 합계가 연간 계획량에 도달하면 신규 채취 허가를 받을 수 없다. 앞으로는 실제 채취량을 기준으로 인허가 물량을 배분한다.
2017년 채취량 제한 규제가 도입된 이후 전체 골재에서 바다골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6.8%에서 지난해 1.9%로 급락했다.
산림골재의 경우 토석채취 제한지역이더라도 인근 채석단지와의 인접성을 고려해 예외적으로 채석단지를 확장 지정할 수 있도록 한다.
또 환경영향이 미미하다면 6부 능선 이상이라도 고도 제한 없이 산림골재를 채취할 수 있도록 한다.
재활용 골재인 순환골재 활성화를 위해서는 품질관리를 강화하고, 순환골재를 사용한 건축물에 녹색건축 인증 가점을 신설해 세제 혜택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