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소리 '김 여사 디올백 영상' 공개 후 10개월만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사건에 대해 검찰이 2일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했다. 지난해 11월 인터넷매체 ‘서울의소리’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김 여사가디올백을 받는 영상을 공개하고 윤 대통령 부부를 고발한 지 10개월 여만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이날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뇌물수수, 변호사법 위반 및 알선수재, 증거인멸 혐의를 모두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김 여사와 함께 고발된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서도 모두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뇌물수수, 변호사법 위반 및 알선수재, 증거인멸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 여사가 최 목사로부터 2022년 6월∼9월 받은 180만원 상당의 샤넬 화장품 및 향수, 300만원 상당의 디올백 등 금품과 윤 대통령의 직무 사이에 관련성이 없다는 것이다.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성립하지 않으면 김 여사에 대한 변호사법 위반 및 알선수재 혐의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논리다. 김 여사와 윤 대통령이 물품 수수에 대해 공모했다고 볼 증거도 없기 때문에 뇌물수수 혐의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증거인멸 혐의와 관련해선 대통령실이 디올백의 대통령기록물 지정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이를 보관하다가 검찰에 임의제출했기 때문에 증거인멸 또는 은닉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는 권모 전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을 금융위원으로 임명하는 등 금융위원회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 관련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도 고발됐다. 검찰은 김 여사가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디올백 등 금품 공여자인 최 목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주거침입, 위계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에 대서도 모두 무혐의로 보고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사건을 두고 지난 5월 이원석 전 검찰총장의 지시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에 전담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지난 7월 서울 종로구 창성동 대통령실 경호처 부속 청사에서 김 여사를 비공개 대면조사했다.
당시 조사를 두고 검찰의 '출장 수사'라는 특혜 시비가 불거진 가운데 이원석 전 총장이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를 소집했다. 여기서 김 여사에 대한 불기소 권고가 이뤄졌지만 금품의 대가로 본인이 직접 청탁을 했다고 주장한 최재영 목사의 요청으로 소집된 수사심의위원회에선 반대로 기소 권고가 나왔다. 검찰의 김 여사 및 최 목사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두고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