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올해 농산물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된 가운데 일반 생활용품과 가공식품 물가도 점차 오르고 있다.
6일 한국소비자원의 ‘생필품가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12개 품목 297개 생필품 중 지난해 같은 달 대비 가격이 올라간 제품은 185개(62.3%)에 달했다. 95개는 가격이 낮아졌고 17개는 변동이 없었다.
전체 상품의 평균 상승률은 2.5%이지만 오른 상품의 평균 상승률은 9.6%에 이른다. 소비자원 생필품가격보고서는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백화점, 편의점 등 전국 500여개 유통 매장에서 할인 프로모션을 적용한 후의 최종 판매가격을 토대로 작성된다.
품목별로는 수산물(14.2%)과 채소류(11.1%)가 10% 선을 넘는 평균 가격 상승률을 기록하며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가중했다. 생물 고등어(300∼500g)가 1년 새 71.8% 비싸져 조사 대상 상품 가운데 오름폭이 가장 컸고 배추(1.5∼3㎏)가 71.4%로 뒤를 이었다.
수산물과 채소류 이외에는 조미김을 비롯한 수산물가공품 가격이 평균 9.7% 올랐고 양념·소스류 5.7%, 축산물가공품 5.0%, 차·음료·주류 3.7%, 가사용품 3.2% 등의 평균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리얼·라면을 포함한 곡물 가공품과 과자·빙과류는 각각 2.8% 올랐다.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편의점 4사는 판매하는 세제류와 가공식품 등의 가격을 이달 1일부로 조정했다.
암앤해머 베이킹소다(400g) 가격은 3500원에서 4500원으로 28.6% 올랐다. 섬유 탈취제 페브리즈 가격은 제품별로 9800∼1만800원에서 1만1000∼1만2000원으로 최대 22.4%, 세탁세제 다우니(1L)는 1만39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7.9% 각각 인상됐다.
가공식품의 경우 코카콜라의 미닛오렌지·포도·알로에(180㎖)는 1200원에서 1300원으로 100원씩 올랐고, CJ제일제당의 컵반 미역국밥·황태국밥·사골곰탕국밥 등은 4200원에서 4800원으로 14.3% 인상됐다.
편의점은 간편식 상품의 경우 소비자 물가 부담을 완화하고자 가능한 가격을 동결해왔다. 하지만 원재료 단가가 상승함에 따라 간편식 물가도 오르는 추세에 가격을 계속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마트24는 지난달 30일부터 삼각김밥 제품 12종과 일반 김밥 1종의 가격을 최대 20% 올렸다.
편의점 측은 제조사에서 공급가를 올림에 따라 소매가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에서도 최종 소매가는 다르지만 비슷한 오름폭으로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동 정세 악화를 비롯한 여러 대내외 요인으로 원재료 가격이 오를 여지가 더 있다”며 “앞으로 생필품 물가 전망도 밝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