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짙어지는 불황 그림자…재계, 구조조정 등 '비상경영'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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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짙어지는 불황 그림자…재계, 구조조정 등 '비상경영' 강화
  • 최은서 기자
  • 승인 2024.10.1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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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 달성 여부 ‘안갯속’
내수 부진 심화 속 주요 수출국도 경기 둔화
삼성·SK 등 선제적 조직 슬림화 움직임 나서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업무용 빌딩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업무용 빌딩 전경.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최은서 기자  |  투자와 소비 여력이 크게 위축되면서 내수 부진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가 한국 수출을 쌍끌이하고 있지만 한국 수출 성장세에 대한 피크아웃(정점 이후 하락)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악화된 외부환경에 기업들도 희망퇴직 등 인력감축을 단행하며 비상경영에 돌입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대 초반에 그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자신한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인 2.6% 달성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인 셈이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0월 BSI 전망치는 96.2를 기록했다. BSI 전망치는 2022년 4월부터 31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하고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 쌍끌이로 9월 수출은 7.5% 증가하며 역대 9월 중 최대실적을 기록하고 무역수지도 16개월 연속 흑자로 집계됐지만 향후 전망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실제 최근 씨티·HSBC 등 해외 투자은행들이 한국 수출 성장세에 피크아웃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전년도 기저효과가 소멸하는 상황에서 한국 수출 증가율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기준치 50을 밑돌고 있어서다. 아울러 주요 수출국 경기 둔화 가시화, 환율 변동에 따른 반도체 가격 상승세 약화 등도 수출 증가세를 끌어내릴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이 확산되자 재계는 희망퇴직 등을 통한 조직 슬림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까지 전 세계 자회사의 영업·마케팅 직원 약 15%와 행정 직원 최대 30%를 감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삼성전자는 '정기적으로 하는 인력 조정'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국내에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조직개편과 임원 축소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SK그룹은 그룹 몸집 줄이기에 본격 나서고 있다. 최근 SK온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희망퇴직과 자기개발 무급휴직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달 전 구성원에게 희망퇴직과 무급휴직 설명을 담은 '뉴챕터 지원 프로그램'을 공지했다. SK온이 희망퇴직과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것은 2021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비상경영체제 전환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SK텔레콤도 2019년부터 운영하던 휴직 제도인 '넥스트 커리어' 퇴직 격려금 최대 금액을 종전 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했다. 넥스트커리어는 희망자가 2년간 유급 휴직을 하고 창업 등 다양한 시도 후 본인 의사에 따라 복직 또는 퇴직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이를 두고 선제적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5월에는 SK넥실리스가 5년 이상 근속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고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자회사 SK키파운드리도 만 45세 이상 사무직, 만 40세 이상 생산직을 대상으로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 밖에도 LG화학은 지난 4월 근속 5년 이상 첨단소재사업본부 생산기술직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바 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7월 방산부문 50세 이상의 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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