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부담 컸던 중기소상공인 ‘환영’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한국은행이 3년 2개월 만에 금리를 인하하며, 그간 고금리로 어려움이 가중돼왔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14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고금리 기조가 장기간 지속되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부담이 한계에 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당시 경영을 이어가기 위해 은행권 등에서 대출을 받은 사업자들은 유예기간 종료 후 대출금을 본격 상환하는 중인데, 금리가 치솟으며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상황이다.
경기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며 금융부담은 더욱 커졌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기업의 80.6%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답한 바 있다. 기업 10곳 중 8곳이 기준금리 인하를 원한 셈이다.
지난 11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존 3.50%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p) 낮췄다.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우선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이 소폭이나마 완화될 전망이다.
기준금리인하가 대출금리 인하로까지 이어져야 현장의 체감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금리인하 발표 직후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소상공인 현장에서는 과거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자금조달 비용 감소효과를 체감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거셌던 만큼, 금융당국에는 기준금리 인하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대출 금리 인하와 자금공급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면밀하게 점검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 역시 논평을 통해 “소상공인이 금리 인하의 효과를 즉시 체감할 수 있도록, 은행권의 신속한 조치와 정부 당국의 지속적이고 면밀한 모니터링을 당부하는 바이다”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내수 및 고용 활성화로 연결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그간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해 위축됐던 투자 및 소비심리를 다시 활성화시켜 이번 금리인하가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고금리로 인해 경영상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던 만큼,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던 것이 사실이다”며 “다만 이번 금리인하 효과를 현장에서도 체감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은 국정감사에서 ‘금리 인하로 모든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공감한다며 “기준금리 인하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하로 민간 소비가 촉진될 것으로 기대하나’라는 최기상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도 “한 차례로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창용 총재는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했기 때문에 앞으로 몇 차례 어떤 속도로 (금리 조정을) 하느냐에 따라 내수 진작 효과가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