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감시경계 강화···"도발 시 강력 응징"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북한이 국경선 부근 포병연합부대와 중요화력임무가 부과된 부대들에 완전사격 준비태세를 갖추라는 작전예비지시를 하달한데 이어, 이번엔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 폭파를 준비하는 정황까지 포착되면서 한반도 긴장 수위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이 대남 위협수위를 높이는 데 대응해 예하 부대에 대북 감시경계 및 화력대기 태세 강화 지침을 하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군이 경의선 및 동해선 일대에서 남북 연결도로 폭파를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활동이 전개되는 정황을 전했다.
이 실장은 "도로에 가림막을 설치해 놓고 그 뒤에서 도로를 폭파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하는 것이 식별되고 있다. 이르면 오늘도 (북한의 폭파가) 가능한 상태"라며 "현재 북한은 국면 전환을 위해 경의선·동해선 등에서의 보여주기식 폭파, 우주발사체 발사, 작은 도발 등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소규모 도발로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포 사격 등이 거론된다. 이 실장은 북한의 서해 NLL 인근 해안포에 대해 "내부 공기 정화 등을 위해 가끔 열어두곤 한다"며 포문 개방이 수시로 이뤄지고 있어 주시 중이라고 전했다.
이 실장은 "군이 '선 조치, 후 보고'하고 강력히 대응하도록 하는 훈련과 지침들은 하달돼 있다"며 "북한이 도발하게 되면 우리는 자위권 차원에서 강력히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군 총참모부는 지난 9일 보도문을 통해 "9일부터 대한민국과 연결된 우리측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축성물들로 요새화하는 공사가 진행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해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미군 측에 전화통지문을 발송했다고 덧붙였다.
우리 군이 포착한 북한의 폭파 준비 활동은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를 완전히 끊고 요새화 공사를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작년 말부터 남북 육로 단절을 위해 도로 주변 지뢰 매설과 가로등 제거, 철로 제거, 인접 부속 건물 철거 등을 진행해왔다. 남북 연결 육로에는 철도 및 도로인 동해선과 경의선, 화살머리고지 및 공동경비구역(JSA) 통로 등이 있다.
앞서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지난 12일 국경선 부근 포병연합부대와 중요화력임무가 부과된 부대들에 완전사격 준비태세를 갖추라는 작전예비지시를 하달하면서 역내 긴장을 끌어올렸다. 그런 북한이 이번엔 남북 육로의 '완전 단절'을 추진하면서 남북 간 긴장수위는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대남 위협수위를 높이는 데 대응해 예하부대에 대북 감시경계 및 화력대기 태세 강화 지침을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소식통은 '연합뉴스'에 "합참이 전반적으로 필요한 대비태세를 강화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합참 측은 '우리 군의 경계 및 화력대기 태세가 상향됐냐'는 질문에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군은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구체적인 (작전) 사항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