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영풍정밀 주식 공개매수가 14일 오후 3시 30분 장 마감과 함께 종료됐다. 공개매수 결과가 나와도 어느 한쪽이 승기를 확실하게 잡지 못한다면 경영권 분쟁이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영풍·MBK의 고려아연 주식에 대한 공개매수가 마감됐다. 지난달 13일 공개매수에 돌입한지 한달 만이다. 지점 오프라인으로 청약에 응한 이들이 있어 결과 집계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공개매수 결과는 오는 17일 공시를 통해 확인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자사주 공개매수는 오는 23일 끝나는 만큼 3거래일 이후인 28일에는 고려아연의 지분 구조가 새롭게 바뀔 전망이다.
공개매수 과정에서 영풍·MBK은 공개매수 가격을 당초 주당 66만원에서 75만원, 83만원으로 두 차례 높였고, 경영권을 수성하려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자사주 공개매수를 주당 83만원으로 개시한 뒤 89만원으로 한 차례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영풍·MBK 연합의 최종 공개매수가격이 최 회장 측이 추진하는 자사주 공개매수가 보다 낮아 목표한 최대 수량(발행주식총수의 14.61%)을 채우지는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업계에선 투자자마다 유불리가 갈리는 세금 문제, 영풍이 제기한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소송의 불확실성, 유통주식 수 인식차에 따른 초과 청약 우려 등을 고려하면 한 자릿수대 지분 확보는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공개매수 결과에 따라 영풍과 MBK 측이 최대주주에 오를 경우 고려아연 최대주주로서 최윤범 회장 등 고려아연 현 경영진을 전문 경영진으로 교체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올 연말 임시 주주총회나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 경영진을 교체하는 안건을 상정하고 최 회장 측과 표 대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이날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는데 주력했다. 우선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매수는 철회, 중지가 사실상 불가하다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영풍, MBK가 제기한 자사주 취득금지가처분 신청을 전부 기각한 법원 결정에 따라 이미 적법하게 진행 중인 자사주 공개매수는 자본시장법에서 열거하고 있는 철회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려아연은 또 임의적립금을 활용한 자사주 취득은 배임이라는 논란과 관련해서는 임의적립금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주주총회 결의 없이 임의적립금을 사용하는 것은 배임이며 향후 영풍이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서도 불리하다는 주장은 허위일 뿐 아니라 명백한 시장교란 행위"라며 "고려아연은 임의적립금을 사용하지 않고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또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는 지난 2일 법원 결정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자사주 취득 금지' 2차 가처분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민사 50부는 오는 18일 심리한다. 이미 1차 가처분 결과가 나온 만큼 2차 가처분도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시한 전에 법원 입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영풍은 1차 가처분 신청 당시 영풍이 MBK 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획득을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특별관계인'인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공개매수하겠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법원은 지난 2일 "영풍과 고려아연은 현 단계에서 특별관계로 보기 어렵고, 고려아연이 (상대방의 공개매수 기간) 자사주를 사는 것도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며 영풍이 제기한 가처분을 기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