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확보 위해 파킹통장으로 눈 돌려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신용평가사들이 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며 퇴직연금 취급이 어려워지고 있다. 일부 저축은행들은 고금리 파킹통장 출시에 나서며 활로를 확보 중이다.
16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용평가사들은 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KB저축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향후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또한 예가람저축은행 신용등급과 전망을 기존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한 계단 내려 잡았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기존 A(안정적)이었던 KB저축은행의 기업신용등급을 A(부정적)로 변경했다. 이에 관해 한신평은 “급격히 확대된 이자 비용 부담과 부동산 PF 및 가계신용대출에서의 대손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한신평은 BNK저축은행에 대해서도 지속된 수익성‧자산건전성‧자본적정성 저하와 향후 예상되는 추가부실부담 등을 고려해 기업신용동급을 ‘A(부정적)’으로 하향했다.
앞서 올 상반기 주요 신용평가사는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저축은행 30곳의 절반이 넘는 16곳의 신용등급을 대거 조정한 바 있다. 상반기 대손비용 증가에 따른 당기순손실 발생, 충당금 적립 부담 지속에 따른 수익성 저하가 지속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신용등급 하락 여파로 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신규 취급은 당분간 어려워질 전망이다. 저축은행은 직접 퇴직연금 상품을 모집하지 못하고 주요 은행 퇴직연금 시장에 고금리 정기예금 등을 판매한다. 신용등급이 ‘BB’로 떨어진 저축은행은 자동으로 은행 퇴직연금 상품 목록에서 퇴출된다. 퇴직연금을 통한 저축은행 수신 조달 비율은 25%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페퍼저축은행은 신용등급이 BBB-(부정적)에서 투기등급(BB)으로 떨어지기 전에 신용등급 취소를 요청하고,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철수한 바 있다. 퇴직연금 고객은 해당 상품에 재가입이 불가능한 만큼, 만기 도래 후 다른 금융사 상품으로 갈아타야 한다.
퇴직연금 취급이 어려워진 저축은행들은 예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고금리를 주는 파킹통장으로 활로를 뚫고 있다. 파킹통장은 하루 단위로 이자를 계산해 언제든 돈을 넣고 뺄 수 있는 수시입출식 통장이다.
OK저축은행 ‘OK짠테크통장’은 예치액 50만원까지 최고 연 7.0% 이자를 준다. 에큐온저축은행 ‘간편페이통장’은 500만원까지 최고 연 3.80% 금리가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