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계 업계도 中내수 시장 분위기 반전 기대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중국이 침체된 내수를 살리기 위해 경기 부양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국내 산업계에는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건설기계 등 중국을 최대 소비국으로 둔 국내 업계는 중국의 이번 경기 부양책 발표가 길었던 부진을 끊어내는 변곡점이 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달 말 중앙은행의 1조위안(약 189조원) 규모 시중 유동성 공급과 정책금리 인하 등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연이어 발표했다. 소비 촉진을 위해 이례적으로 일회성 현금 지급 계획을 세웠고 고용 촉진을 위한 종합 일자리 대책도 내놨다.
중국 금융당국의 경기 부양책은 주가 급등으로 이어졌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23일 2748.91에서 엿새 뒤인 30일 3336.49까지 5거래일 만에 21.4% 급등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 정부가 통화정책 이후 내놓은 재정정책이 규모나 일정 등 세부사항이 부족해 반신반의하는 시각도 있지만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이는 데에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중국을 최대 소비국으로 둔 석유화학·건설기계 등 업계는 중국의 이번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을 쥐고 반등을 노리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중국 수출 비중은 36.3%에 달한다. 중국 경기 회복이 곧 우리 석유화학 기업의 매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발 경기 부양책들이 잇따라 발표 되면서 국내 석유화학사들의 3분기 실적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도 투자심리는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최근 국내 석유화학사들의 3분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지난 한 달간 나온 증권사들의 주요 석유화학사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보면 LG화학은 영업익 5061억원, 금호석유화학은 1042억원으로 전망되며,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은 각각 1667억원, 454억원 적자가 예상된다. 3개월간 나왔던 실적 전망치 컨센서스보다 크게 낮춘 수치다.
최근 3개월간 나온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LG화학 6015억원, 금호석유화학 1129억원, 롯데케미칼 -817억원, 한화솔루션 -175억원이다. 중국발 공급과잉과 대규모 증설 여파가 아직 남아 있다는 분석이 영업이익 하향 조정을 이끌었다. 다만 시장에서는 앞으로의 호재를 선반영하고 있다. 지난 7일 KRX에너지화학지수는 2541.79로 마감해 지난달 9일 2251.46에 비해 한 달 동안 12.9% 올랐다. 지난 한 달간 LG화학 주가는 16%, 금호석유는 29.6% 상승했다. 중국의 경기 부양책으로 주요 소비재와 건설 기자재와 같이 석유화학 제품이 많이 쓰이는 산업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건설기계 업계도 중국 내수 시장의 분위기 반전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가 부동산 대출 금리를 인하하는 등 침체된 부동산 경기 살리기에 재정을 적극 투입하기로 하면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 건설기계의 최대 수요처다. 한때 글로벌 최대 규모였던 중국 건설기계 시장은 코로나 팬데믹 직격탄을 맞으면서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올해 들어 판매량이 다소 반등했지만 2022년, 2023년에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씩 감소한 기저를 고려하면 회복은 더딘 편이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KB증권 분석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의 굴착기 내수 판매량은 6만6360대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다. 월 평균 판매량이 1만5000대에 달했던 코로나19 직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모습이다. 다만 중국 정부가 지난 4월 말 인프라 투자 재개를 공언했고 이번 경기 부양책의 핵심으로도 부동산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어 건설기계 수요가 되살아날 조짐이 감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