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특별법 논의 참여···세법개정 등 세액공제 연장 추진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정부가 반도체 생태계를 지원하는 데 내년까지 8조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저리대출과 펀드 등으로 자금을 공급하고, 예산을 통해 인력 양성과 인프라 구축을 지원한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16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반도체 생태계 종합지원 방안 추진상황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에 공표된 내용은 앞서 발표한 반도체 지원 대책의 일정을 구체화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 6월 26조원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 종합지원 추진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내년 정부는 금융지원, 재정지원, 인프라 구축 분담 등에 나선다.
정부가 지원하는 금융 규모는 4조7000억원이다. 시중 최저 수준의 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저리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내년까지 4조2500억원을 공급한다. 반도체 생태계 펀드는 1200억원의 재원을 새로 조성해 내년에 총 4200억원을 공급한다.
정부가 지금까지 저리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공급한 자금 규모는 8248억원이다. 반도체 생태계 펀드는 첫 번째 투자 기업으로 코아시아세미코리아를 선정했다.
정부가 내년 반도체 지원을 위해 편성한 예산은 1조7000억원이다. 저리대출·펀드 등 금융지원을 위해 산업은행에 2500억원, 펀드에 300억원을 각각 현금 출자한다. 연구개발(R&D)에는 7000억원, 인력양성에 5000억원, 팹리스 사업화에 1000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도로·용수·전력 등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정부와 공공부문이 분담하는 규모는 2조4000억원이다.
용인 국가 산업단지를 관통하는 국도 45호선 확장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한 데 이어 국비를 지원해 2030년 개통을 추진한다.
용인의 국가 산단과 일반 산단에 대한 통합 용수공급 사업에는 2031년 용수 공급을 목표로 수자원공사가 70%인 1조5000억원을 부담한다.
용인 국가 산단에 전력을 적기에 공급하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건설하고 추가 전력 수요를 위한 세부 계획을 마련해 연내 발표한다. 용인 일반 산단에 대해서는 송전선로를 구축하고 산단 내 변전소를 추가 설치한다.
정부는 관련 절차를 신속히 처리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한편, 현장 애로를 지속 해소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반도체특별법' 제정 논의에도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국회에서는 세제·재정·인프라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기본계획을 수립하며 특별위원회를 신설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반도체특별법이 다수 발의된 상황이다. 아울러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의 세액공제를 연장하는 내용의 세법개정안 통과와 시행령 개정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 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일하고 싶은 양질의 일자리가 지속 창출될 수 있도록 역량 있는 기업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며 반도체 지원 방안 마련 배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