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지키는 하마스···이란 "저항 거세질 것"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를 제거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신와르는 가자지구 전쟁을 촉발한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인 '알아크사 홍수' 작전을 주도한 인물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과 신베트(국내 정보기관)가 1년간 추적한 끝에 어제(16일) 남부사령부 소속 군인들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하마스 테러조직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828여단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하마스 대원 3명을 사살했으며, 시신의 신원을 확인해 신와르 사망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비로소 가자 주민들이 하마스의 폭정에서 벗어날 기회가 왔다"며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에 납치된 자국민 인질을 언급하며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돌아올 때까지 전력을 다해 (전쟁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스라엘은 신와르 제거로 정의를 구현했다"며 "군은 이스라엘 국민이나 군인을 해치려는 이들을 누구든 찾아가 법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카츠 외무 장관도 성명에서 "작년 10월 7일의 학살과 잔학행위에 책임이 있는 대량 살인범 야히야 신와르가 이스라엘군에 의해 죽었다"고 전했다.
카츠 장관은 "이는 이스라엘이 이룬 커다란 군사적, 도덕적 업적이자 이란이 이끄는 이슬람의 사악한 축에 맞선 자유세계 전체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신와르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을 설계하고 주도한 인물로 이스라엘군의 '제거 1순위' 표적으로 꼽혔다.
그는 지난 7월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된 이스마일 하니예에 이어 하마스 수장인 정치국장 자리에 올랐다. 지난 7일에는 이스라엘 매체 왈라가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신와르가 최근 카타르에 있는 하마스의 협상 대표단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건재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마스 완전 소탕'을 목표로 가자지구에서 강도 높은 군사작전을 벌여온 이스라엘군은 하니예에 이어 신와르까지 제거하게 됐다. 이로써 하마스는 조직 운영과 통치 능력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는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동 내 반(反)이스라엘 세력의 수장 격인 이란은 신와르 피살과 관련해 이스라엘에 대한 저항이 더욱 거세질 거라는 '경고장'을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