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집약업종 서울 21만·부산 5만…일자리 질적 수준도 향상해야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일자리 부족으로 청년층의 수도권 유입이 심화되면서 비수도권 일자리 보장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21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을 이동한 인구 612만명 중 23%에 해당하는 139만명가량이 직업을 이유로 뽑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전입과 전출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직업을 위해 서울로 전입한 인구는 29만명가량이었으며, 같은 이유로 서울을 떠난 인구는 24만명이었다. 이를 합산하면 5만명가량이 일자리로 인해 늘어난 셈이다.
반면 6대 광역시 중 일자리로 인한 전입 인구가 전출 인구를 넘어선 곳은 인천광역시가 유일하다. 일자리로 인해 줄어든 인구수는 부산 9939명, 대구는 1만1593명, 광주는 8499명, 대전은 483명, 울산은 2453명이다.
특히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유입되는 20~30대 청년 수는 전체 광역시도를 합산한 것보다 많다. 직업을 위해 서울에 전입한 20대는 12만명, 30대는 6만2000천여명으로 이를 합하면 18만명가량이다. 앞서 언급한 일자리를 위해 서울로 전입한 전체 인구 29만명 중 70%가량이 청년인 셈이다. 반면, 부산으로 전입한 20대는 2만6000여명, 30대는 1만4000여명으로 4만명에 불과했다. 대구로 전입한 청년은 2만5000여명, 광주는 1만6000여명, 대전은 2만5000여명, 울산은 1만2000여명이다. 이들을 합산해도 11만8000명으로 서울에 미치지 못한다.
일자리를 찾아 서울 및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청년들의 움직임은 사업체 분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 중 절반가량은 서울(18.8%)과 경기도(25%) 자리했다. 종사자 수 역시 서울(22.6%)과 경기도(24.4%)가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또 다른 문제는 첨단기술기업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다. 통계지리정보서비스 자료에 따르면, 신기술을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기술집약업종 대부분은 서울과 경기도에 자리했다. 기술집약기업 수를 지역별로 살펴 보면 서울이 21만4047개, 경기도가 27만4936개, 대전이 2만52개, 대구가 4만3641개, 울산이 1만4180개, 부산이 5만3221개 광주가 1만9406개다.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에서도 청년층 인구 유출은 일자리의 양적 공급과 더불어 질적 수준에도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청년인구 유출 규모가 큰 지역의 경우 고용 수준과 일자리의 질적 수준이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는 특징이 있었다.
시 단위 지역 출신 대학졸업자는 “고향에 있는 기업은 단순노무직을 하는 공장 한 곳뿐이다. 나는 부모님의 농업을 이어받아 고향에 거주하고 있지만, 고향 친구들 중 남아있는 건 내가 유일하다”면서 “최근 한 기업에서 인근 지역에 공장을 건설할 의향이 있다는 말이 있었는데, 그 자리 또한 단순노무직이라 고향을 떠났던 친구들이 돌아올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