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최종 판결까지 군정 운영 의지 밝혀
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제8회 6·1 지방선거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병노 전남 담양군수가 항소심에서도 직위상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등법원 제1형사부는 이병노 군수에게 1심과 동일한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하며 검찰과 이 군수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이 군수는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법 기부와 변호사비 대납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 2022년 3월, 지인에게 조의금 20만 원을 전달해 기부행위를 했으며, 이후 자신의 선거캠프 관계자들이 경찰 소환 조사를 받자 1인당 225만 원 상당의 변호사비를 대납한 혐의를 받았다. 이에 대해 이 군수는 조의금 기부는 사회 상규에 맞는 의례적 행위였고, 변호사비 대납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군수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기부 행위는 경선이 아닌 선거운동과 관련된 행위로 판단된다"며 "변호사비 대납 역시 이 군수가 선거캠프 관계자들에게 법률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한 일부 관계자들이 자신의 변호사비를 따로 납부한 점도 이 군수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됐다. 재판부는 "공직선거법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이 군수의 범행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다만 기부 행위와 변호사비 대납이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함께 기소된 선거캠프 관계자 8명에게도 원심과 동일하게 벌금 100만~300만 원이 선고됐다. 이들은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선거 이전에 발생한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선거법 위반 행위는 선거운동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며 "선거캠프 관계자들이 변호사비를 지원받은 것은 사실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 군수는 1심에서 이미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으며, 이는 선출직 공무원의 직위를 상실할 수 있는 금액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출직 공무원이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확정받을 경우 당선이 무효 처리되며, 이 경우 이 군수는 담양군수직을 잃게 된다.
이날 항소심 선고 직후, 이 군수는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경선 과정에서의 기부행위는 선거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며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점이 억울하다"고 말했다. 이어 "군민들이 저를 믿고 담양군수로 당선시켜준 만큼,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흔들림 없이 군정 운영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로 이 군수의 정치적 운명이 대법원의 최종 판단에 달리게 됐다. 선거법 위반 사건이 대법원에서 어떻게 결론 날지 주목된다. 그가 끝내 군수직을 상실할 경우, 담양군은 새로운 수장을 선출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며 지역 정치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이병노 군수는 선거와 관련된 불법 행위를 부인하며 대법원에서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지만, 연이은 법원 판결로 인해 군수직을 잃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향후 담양군 행정과 지역 정치에도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