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인터뷰] 홍준기 에이슬립 CTO "숨소리로 수면의 장벽을 허물다"
상태바
[MI인터뷰] 홍준기 에이슬립 CTO "숨소리로 수면의 장벽을 허물다"
  • 오시내 기자
  • 승인 2024.10.27 09: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슬립테크 스타트업 ‘에이슬립’, 숨소리로 수면 상태 확인…핸드폰 하나면 가능
다양한 협업·해외 진출도 속도…의료기기 인허가 이어 올해 안 비급여도 가능
홍준기 에이슬립 CTO. 사진=오시내 기자
홍준기 에이슬립 CTO. 사진=오시내 기자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수면은 오랜 기간 연구의 대상이자 중요한 행위로 여겨져 왔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수면을 영적 세계와 연결되는 행위로 생각했으며,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수면을 철학적, 생리학적으로 설명하려 노력했다. 프로이트와 융과 같은 심리학자들은 수면을 몸과 더불어 정신 건강을 위해 필수적인 행위로 간주했다. 현재도 수면에 대한 연구는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슬립테크 스타트업 ‘에이슬립(Asleep)’ 역시 그 중 하나다. 수면 상태의 숨소리를 분석해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질 좋은 수면 상태를 제공하도록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한다.

홍준기 에이슬립 CTO는 “수면 데이터를 수집하다 보니, 숨소리가 수면 상태에 따라 매우 정확히 변화한다는 걸 알게 됐다. 수면 중엔 숨을 무의식적으로 쉬기 때문에 뇌나 자율신경계가 얼마나 각성돼 있는지 또는 잠재워져 있는지에 따라 그 규칙성이 변한다. 잠이 들면 기도의 근육 역시 이완되면서 숨소리의 높낮이가 달라지는데, 그 패턴을 통해 정확한 수면을 측정해 사용자의 데이터를 산출한다”고 설명했다.  

홍준기 CTO는 에이슬립의 가장 큰 장점을 핸드폰 하나로 정확한 수면을 측정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수면측정을 위해 워치나 링 등 피부 접촉형 기기를 구입할 필요가 없어 경제적 부담이 없고, 기기를 착용할 필요도 없어 간편한다. 이러한 장점에 에이슬립은 삼성생명, 경동나비엔 등과 협업해 자사 수면측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의 수면패턴을 에이슬립 솔루션을 통해 측정해고, 그 데이터를 삼성생명의 건강앱과 경동나비엔의 매트 등이 활용해 최적의 건강상태와 수면조건을 제공한다.

에이슬립의 또 다른 장점은 실시간 수면 상태 측정이다. 워치, 링 등 피부 접촉형 기기는 체온을 기반으로 수면 정도를 체크하고 하룻밤을 단위로 수면 데이터를 산출한다. 반면 에이슬립은 약 20분 단위로 데이터를 산출해 이를 활용하는 침대매트, 조명, 건강 앱 등에 송출하고 실시간으로 최적의 온도, 빛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일례로 현재 수면 중 더위를 느끼면 에이슬립이 그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침대매트에 전달하고, 매트는 침대의 온도를 낮춰 사용자가 깊은 잠에서 깨지 않게 한다.

무엇보다 여타 숨소리 기반 수면 측정 애플리케이션과 달리, 수면 시작 시간을 사용자가 입력하지 않아 편리하다. 사진=에이슬립 제공
무엇보다 여타 숨소리 기반 수면 측정 애플리케이션과 달리, 수면 시작 시간을 사용자가 입력하지 않아 편리하다. 사진=에이슬립 제공

무엇보다 여타 숨소리 기반 수면 측정 애플리케이션과 달리, 수면 시작 시간을 사용자가 입력하지 않아 편리하다. 시중에 출시된 숨소리 기반 수면 측정 솔루션은 사용자가 잠 들기 전 자신의 수면 시작을 애플리케이션에 알려야 한다. 정확한 데이터를 산출하기 위해서다. 이 경우의 단점은 사용자가 수면을 시작한다고 앱의 시작 버튼을 누른 후, 바로 잠에 들지 않아도 이 시간을 수면 중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또한 사용자가 직접 수면 시작 버튼을 눌러야 해 수면 측정을 위한 한번의 과정이 요구된다.

홍준기 CTO는 “시중 수면 측정 솔루션과 달리 에이슬립 앱은 초기 설정에서 자신이 주로 잠드는 시간대를 한번 입력만 하면, 매번 자신의 수면 시작을 앱에 입력하지 않아도 된다. 에이슬립이 숨소리로 실제 수면 시작을 체크하고 그때부터 수면 데이터를 산출하기 때문이다”면서 “에이슬립 추구하는 방향은 사용자가 어떠한 추가 행위 없이도 정확한 수면 상태를 측정하도록 돕는 것이다”고 말했다.

정확한 수면 측정이 가능한 배경에는 에이슬립의 끝없는 연구개발이 있다. 에이슬립은 분당 서울대학교 병원, 스탠포드 의대 등과 협업해 수면 연구를 진행했다. 실제 환자의 수면 데이터와 숨소리 데이터를 비교해 최적의 수면 상태 패턴을 매핑하고, 이를 인공지능(AI)이 학습해 정확도를 높였다.

노력 덕에 에이슬립은 의료기기 인허가를 받았으며, 올해 안에 비급여 처방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비급여 처방이 가능해지면 수면 장애를 안고 있는 환자들은 정확한 수면 데이터를 통해 보다 적합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홍준기 CTO는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에이슬립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명상앱과 피트니스앱 등이 에이슬립을 도입하고 있다. 명상 후 사용자가 얼마나 깊이 수면에 드는지를 에이슬립을 통해 측정하고, 사용자 맞춤형 명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일본의 경우에는 임직원 복지 등을 위해 에이슬립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에이슬립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최적의 수면에 들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까지 제공할 수 있다. 사용자가 느끼지 못하는 순간에도 에이슬립은 몸과 정신 건강을 위한 조건을 탐색하고, 매일 밤 사용자가 편안한 잠에 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