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준금리 인하에 건설 및 인프라 수요 회복 기대감
HD현대·두산 건설기계부문, 북미 현지 시장 투자 확대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국내 건설기계 업계가 북미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북미 시장의 영향력을 높여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와 두산그룹이 북미 건설장비 시장의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북미 건설장비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블루위브 컨설팅에 따르면 북미 건설장비 시장 규모는 연평균 6.0%씩 성장해 2028년 약 400억달러(53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업계는 북미 시장의 수요 개선 여건도 눈여겨보고 있다. 내달 미국 기준금리 인하는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전반적인 경기를 위축시켰던 고금리 기조가 완화될 경우 건설장비 수요가 회복될 수 있다. 부동산, 인프라 등 건설 경기는 금리 영향을 많이 받는다. 높은 금리는 부동산, 인프라 투자에 대한 비용을 높이기 때문이다. 이번 미 연준의 빅컷은 이러한 투자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줄 수 있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하는 건설장비 구매 시 사용가능한 대출 자금을 늘려준다. 건설장비 발주자는 일반적으로 캐피탈 대출 자금을 활용해 장비를 구매하곤 한다.
HD현대와 두산그룹은 이같은 북미 건설장비 시장의 수요 회복 전망에 배팅하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는 최근 미국 통합 제작센터인 'HD현대 통합 커스터마이제이션 센터'를 설립했다. 이 통합 제작센터는 한국에서 생산한 반(半)제품을 고객의 주문 사양에 맞춰 현지에서 조립·완성하는 곳으로, 주문 제작방식이 일반적인 사업 특성상 시장 확대를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하는 시설이다. HD현대는 이번 통합 센터 구축으로 규모의 경제를 통한 유·무형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지난 6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미시소거에 부품공급센터(PDC)도 개소했다. 회사는 북미법인 및 북미 최대 딜러사 NED와 함께 미국 주요 거점에 HD현대건설기계 전용 플래그십 스토어를 설립하는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 콤팩트 트랙로더, HD현대건설기계 미니굴착기 등 지난해 출시한 소형건설기계 신제품들이 올해부터 북미에 판매되기 시작했다.
두산그룹은 멕시코에 두산밥캣 신공장을 지어 북미 건설장비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두산그룹이 멕시코에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산밥캣은 4000억원(3억달러)을 투자해 6만5000㎡(2만평) 규모의 공장을 2026년 준공을 목표로 건설할 예정이다. 이 공장에서 두산밥캣의 스테디 셀러인 ‘M-시리즈’ 소형 로더를 생산해 북미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두산밥캣과 HD현대인프라코어는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손도 잡았다. 양사는 MOU를 체결해 기존에 교류하던 상호 제품의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두산밥캣은 북미 시장을 시작으로 HD현대인프라코어 중형 건설장비 제품 일부를 ‘밥캣’ 브랜드로 판매해 중형 라인업을 강화한다. HD현대인프라코어도 두산밥캣 소형 건설장비 일부를 공급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