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한민국 LED 산업에 보내는 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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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한민국 LED 산업에 보내는 헌사
  • 주성빈 위브 대표
  • 승인 2024.11.1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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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빈 위브 대표
주성빈 위브 대표

매일일보 =  |  ‘사실상 표준’. 기업 간 치열한 경쟁과 승리가 주는 결실을 잘 보여주는 표현이다. 특정 시장에서 한 회사 제품이 표준으로 여겨질 만큼 대중성을 갖춘 경우를 뜻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PC 운영체제 ‘윈도우’와 문서 작업 프로그램 ‘오피스’가 친숙한 예시다. MS는 1995년 ‘윈도우 95’를 출시하고 단번에 미국 시가총액 1위로 올라섰고, 지금까지도 두 제품은 MS 전체 매출 3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캐시카우로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표준’을 차지하려는 노력을 단순히 기업 영달을 위한 활동으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한 국가 산업이 맞이할 미래를 결정하기도 하니 말이다. 특히 신기술 분야가 그렇다. 양산화에 최초로 성공한 회사는 그 나라 산업 전체를 부양할 수도 있다.
마이크로 LED가 대표적이다. 현재 가장 우수한 디스플레이 소자로 평가받는 OLED와 비교해도 효율, 성능, 내구 등 모든 면에서 월등하다. 그렇게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은 지 수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양산화가 요원하다. 백여 인치 가정용 디스플레이가 억대를 호가한다. 생산하는 과정은 기존 LED와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다. 반도체 성질을 가진 준금속류를 원판 모양으로 가공한 ‘웨이퍼’에 다양한 물질을 쌓거나 입히고 목표한 형상으로 깎는 과정을 거쳐 발광 소자를 만들고 이를 기판에 이식한다. 문제는 머리카락보다 더 가늘게 소자를 가공해야 한다는 점이다. 골머리를 앓는 부분이다. 기존 공정에 상당한 변화를 줘야 양산화가 가능하다. 웨이퍼부터 시작이다. 웨이퍼 원료가 되는 화합물 기둥을 원판 모양으로 자르는 과정에서 단면에 흠집이 생긴다. 기존 LED 공정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는 아주 자그마한 실금일지라도, 마이크로 LED에서는 곧장 불량으로 이어진다. 소자 크기가 작은 만큼 파손 위험도 높아, 소자를 웨이퍼에서 떼어내고 기판으로 이식하는 작업 또한 기존 방식으로는 어렵다.
이렇듯 통제 불가능한 불량률을 잡지 못하면 결과는 늘어지는 공정과 늘어나는 비용, 벤츠 S클래스 가격의 TV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 해결을 시도한다. 소자 모양을 원형, 사각형, 육각형 등 다양하게 바꿔보고, 기판에 옮길 때에도 접착력, 정전기, 자기력, 레이저 등 각기 다른 방법을 시도한다. 불량을 미리 파악하는 일도 생산 시간과 원가 절감에 기여한다. 그리고 역시 기존 공정에 한계가 명확하다. 각 소자에 전류를 흘려보내 불을 밝혀 보는 방식이다. 웨이퍼 당 제작하는 LED 소자 수가 대폭 늘어나, 하나하나 검사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주식회사 위브는 각 기관 및 기업과 함께 이 검사 공정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우리가 선택한 방법은 PL(Photoluminescence, 광발광)분광법이다. LED가 특정 파장 레이저에 반응해 발광하는 특성을 활용했다. 소자가 반사시키는 빛의 파장을 정교하게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추면 검사 속도와 정확도 모두 높은 수준에 오를 수 있다. 특히, 위브 제품은 분석 한 번에 LED 외형, 발광 특성/세기, 색감을 모두 검사할 수 있어 공정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연구용 광학 장비를 개발해 온 노하우를 집약한 결과다. 광발광 검사 장비로 일본이 유명한데, 이들보다도 한 차원 높은 기술력이라 자부한다. 하지만 아직 시장은 개화하지 않았다.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돈을 벌 수 없다. 그럼에도 각 정부 기관과 기업은 앞으로 열릴 시장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위브를 포함, LED 공정에 필요한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들도 창의적인 접근법을 고안하고 협업점을 늘려 나가며 산업 발전에 한몫 보태고 있다. 각자 위치에서 미래 가치를 위해 흘리는 땀방울이 곧 호수를 이룰 것이라 믿는다. 대한민국이 글로벌 양산화 경쟁에서 승리하고 디스플레이 강국으로서 면모를 지켜나가기 바란다. OLED 상용화 시작부터 지금까지도 선두를 달리고 있지 않은가. 무섭게 추격하는 중국과 대만을 따돌리면 승산이 높다. 중국은 기술 면에서 열세지만, 지금까지 LCD와 LED 시장에서 보았듯, 단가 경쟁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대만은 웨이퍼와 소자 제조 면에서 대단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 여전히 산업을 선도하는 대한민국이지만, 더욱 고삐를 꽉 쥐어 OLED 신화를 재현하기 바란다. 위브도 계측 분야 글로벌 스탠다드를 구축하기 위해 밤낮으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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