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승리 이후 미국 현지는 물론 국내에서도 여성과 성소수자에 대한 인권 차별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의 몇몇 정책 노선은 인권 침해와 사회적 갈등을 부추길 수 있는 만큼, 인권 보호와 증진을 위한 실질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는 과거 대통령 재임 기간 및 후보자 신분일 때 여성 임금 차별 문제에 대한 인식 부족(2016년) 발언과 트랜스젠더 군복무 금지 정책(2017년) 등 여성 및 성소수자 인권을 둘러싼 우려를 낳았다. 우선 지난 2016년 대선 캠페인에서 트럼프는 "여성들이 평등한 임금을 원한다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임금 불평등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는 여성들이 남성과 같은 일을 해도 여전히 낮은 임금을 받는 구조적인 문제를 간과한 것이다.  트럼프의 성차별적 발언은 유럽의 정치인들과 정책 입안자들에게 성평등 정책을 강화할 필요성을 일깨웠다. 여러 국가에서 △성폭력 방지(스웨덴) △성차별 금지(독일) △여성의 경제적 권리 증진(프랑스) 등을 위한 법안이 논의되고 추진됐다. 트럼프는 대통령 재임 기간이었던 2017년 7월 트위터를 통해 트랜스젠더가 군대에서 복무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군 복무를 하는 트랜스젠더 개인들이 군에 입대하거나 복무를 계속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정책은 2021년 바이든 대통령 취임과 함께 폐지됐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다시 부활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트랜스젠더 군복무가 금지되지 않지만 군에 입대하려면 성전환 수술 후 의료적 평가를 받아야 한다. 앞서 고 변희수 하사가 성전환 후 군 복무를 위해 다투다가 2020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은 트랜스젠더 군인에 대한 법적 논란과 사회적 논의를 촉발시킨 비극적인 사례로 남아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전세계적으로 인권 문제를 선도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미국 내 성차별 및 성소수자 차별 문제의 대두는 해외 및 한국 사회에도 유사한 문제가 증폭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법무법인 마중 홍지나 변호사는 "트럼프 당선의 주된 요인 중 하나는 반대 급부인 젊은 남성인데 이들은 여성과 성소수자가 '지나치게 많은 혜택을 받는다'는 인식이 있고, 지지자들을 신경쓸 수 밖에 없는 트럼프가 퍼포먼스로 이를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해외는 물론 한국에서도 차별 문제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많은 국가에서 성소수자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포괄적인 인권 법안을 제정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정해야 한다" 허명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은 "모든 사람이 존중받는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초·중·고등학교부터 대학교·직장까지 체계적인 젠더 및 인권 교육을 도입해 젠더 평등과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편견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