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성동규 기자 | 10월 통화량이 정기 예·적금 등이 크게 불어나면서 40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10월 평균 광의 통화량(M2 기준·평잔)은 4천110조4000억원으로 9월보다 1.0%(39조7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6월 이후 17개월째 증가세다.
넓은 의미의 통화량 지표 M2에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이상 M1) 외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2년 미만 금융채, 2년 미만 금전신탁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이 포함된다.
상품별로는 머니마켓펀드(MMF), 정기 예·적금, 금전신탁, 금융채가 각 7조2000억원, 5조9000억원, 5조2000억원, 3조6000억원 불었다. 기타 통화성 상품에서는 9000억원이 빠져나갔다.
한은 관계자는 "대규모 정기예금 만기 도래에 따른 은행들의 선제적 예금 유치 노력 등으로 정기 예·적금이 증가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MMF와 금전신탁은 분기 말 재무 비율 관리를 위해 유출된 법인자금의 재유입과 투자 대기성 자금 등에 따라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기타 통화성 상품의 경우 수출거래 대금 유입으로 외화 예수금이 증가했으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수익성 저하 등으로 감소 전환했다는 게 한은 분석이다.
경제 주체별로는 가계·비영리단체(+5조7000억원)와 기업(+7조3000억원), 기타금융기관(+21조7000억원)에서 유동성이 늘었지만, 기타 부문(-1조8000억원)에서는 줄었다.
현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 예금만 포함하는 좁은 의미의 통화량 M1(1233조5000억원)은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등을 중심으로 전월보다 0.7%(8조9000억원) 증가했다.
국내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M2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지난달 일명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당선 시 강세를 보일 자산에 투자) 효과와 이달 12‧3 비상계엄의 여파로 요구불예금이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따라 시장의 불안감이 다소 해결됐다. 이에 따라 갈 곳을 잃고 대기하던 자금들도 투자처를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들의 예금은 주로 주식시장·가상자산·펀드 등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