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임원들, 1년 3차례 걸쳐 해외여행 다녀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 중인 현직 조합장의 ‘무리수’ 논란
매일일보 = 오범택 기자 | 충남 서산시 부석농업협동조합(조합장 지연구, 이하 부석농협)이 잦은 해외 선진지 견학 추진으로 조합원들의 반발을 사는 등 안팎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6일 부석농협과 조합원들에 따르면 이 농협은 이달 10~17일까지 8일간 조합예산 약 4000여만 원을 들여 조합 임직원 총 10명(조합장, 상무 1, 과장 1, 이사 6명, 감사 1명)이 뉴질랜드에서 선진지 견학을 하고 귀국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임원이 1년간 진행되는 선진지 견학에 모두 참여하는 등 무분별하게 추진돼 선진지 견학을 빙자한 ‘외유성 관광’이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거센 실정이다.
이에 앞서 이 조합은 지난 8월 27~31일 5일간 사업이용 우수조합원 및 임직원 20명을 대상으로 중국 서안 일원으로 선진지 견학을 다녀왔다.
또한 지난달 12~22일까지 대의원 및 임직원 53명을 2개 조로 나누어 두 차례에 걸쳐 각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중국 상하이 일원에서 선진지 견학을 빙자한 외유성 관광을 즐겼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합장을 비롯해, 다수의 임원들이 3차례 모두 해외여행에 동참하면서 자부담도 없이 약 1억 원가량의 막대한 조합돈을 사용함으로써, 조합예산이 특정 임원들의 사금고로 전락한 게 아니냐는 비난이 거세다.
한 조합원은 “아무리 조합예산이 눈먼 돈으로 여겨지더라도 몇몇 임원들의 사금고처럼 운용되어선 안 된다”며 “조합은 국내외 선진지 견학 등을 추진하면서 보다 합리적인 방향으로 사업계힉을 수립하고 추진해 조합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현직 조합장이 지난번 조합장 선거에서 선거법을 위반해 재판을 받는 중이다”라며 “그런데도 선진지 견학을 빙자한 외유성 관광을 1년에 3차례나 추진하는 것은 너무 무리수를 두는 게 아닌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부석농협 관계자는 “올해에 ∆우수조합원, ∆대의원 및 임원, ∆임원 등을 대상으로 3차례에 걸쳐 선진지 견학을 추진한 게 맞다. 임원들 대부분이 2회 또는 3회씩 참여하신 것으로 안다”면서 “다만, 선진지 견학은 전직 조합장 시절부터 추진됐고, 총회 의결을 거쳐 올해 처음 진행한 사업”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취재진은 선진지 견학과 관련, 일부 조합원들이 제기 중인 ‘외유성 해외 관광’, ‘사전 선거운동’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조합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를 연결했으나, ‘귀국 후 대화하자’는 답변만 돌아왔다.
서산=오범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