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승구 기자]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2일 첫 일정으로 전남 진도실내체육관과 팽목항을 방문하는 현장조사를 실시했지만 이날 방문에 여당 의원들이 불참하는 등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행보를 보였다.
향후 특위 활동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국조특위 야당 간사인 김현미 의원을 비롯한 우원식·김광진·김현·민홍철·박민수·부좌현·최민희·홍종학 의원과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이날 오후 진도실내체육관을 방문, 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들과 비공개 면담을 통해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 사항을 청취했다.
야당 특위 위원들은 특위를 통한 진상규명과 향후 희생자 가족 피해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다만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 여당 의원들은 불참한 채 특위 활동이 반쪽으로 시작된 것을 놓고 야당 의원들에게 강한 질책을 쏟아냈다.
한 실종자 가족은 “국정조사를 시작한다고 해놓고 여야가 날짜도 하나 맞추지 못해서 따로따로 내려오냐”며 “‘열심히 하겠다’, ‘노력하겠다’ 말만 하지 말고 여야가 합의해서 대책을 가져와달라”고 말했다.
이어 “특검을 하는 것도 좋고 특별법도 만들어야 하는 것도 좋지만 아직도 구조하지 못한 아이들을 꺼낼 방법을 찾아오라”며 “실종자 가족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필요한게 무엇인지 미리 준비해서 내려와 달라”고 역설했다.
또 “정부와 해경, 해군이 내 아이를 죽였다”며 “당장 아이들을 구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절규하기도 했다.
이날 실종자 가족들과 비공식 면담을 진행한 야당 소속 의원들은 실종자 가족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향후 특위 차원의 진상조사와 실종자 구조 대책을 마련하는데 반영할 예정이다.
이날 여야는 반쪽자리로 시작된 특위활동을 놓고 ‘네탓 공방’을 벌였다.
특위 위원장인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특위 새누리당 위원회의에서 야당의 여당 불참 속 진도 방문과 관련해 “야당에서 아무런 상의 없이 일정을 연기한다고 통보했다라고 얘기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어제(1일) 오전부터 김현미 간사와 제가 수차례 연락을 했다. 충분히 전화를 주고받고 문자도 주고받았다. 그런데도 아무런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며 “사실을 왜곡하는 얘기를 하고 있어서 굉장한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도 “진도 팽목항 현지 가족들로부터 오늘 0시 30분쯤 오지 말라는 연락이 왔다”며 “가족들은 풍랑이 거세 바지선이 다 빠져있고 일부 가족들이 부상치료 등으로 빠져나가는 사정들 때문에 날을 다시 받아 오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불참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보도자료를 내고 “심 특위위원장이 야당과 아무런 상의 없이 ‘일정상의 이유로 진도일정을 5일로 연기한다’고 통보했다”며 “새누리당이 야당과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도행을 취소한 것은 국민의 시야에서 진도의 모습을 감추려는 의도적 결정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편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실종자 가족과 대화를 나눈 야당 의원들은 진도 팽목항으로 이동해 현장 상황을 보고 받고 자원 봉사자 등을 격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