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흘리지 않고 이렇게 못잡을 수 없다” 의혹 주장도
[매일일보 이승구 기자]국회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9일 법무부·감사원·경찰청을 대상으로 한 기관보고를 실시했다.
특위 위원들은 이 자리에서 감사원의 부실감사 논란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검거 실패를 질타했다.
새누리당이 감사원의 뒤늦은 대응을 지적하는 동시에 검·경의 미흡한 수사 성과를 꼬집은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감사원과 검찰이 청와대 책임을 제대로 조사하지 못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검·경에서 유병언 회장이 소유주라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을 텐데 범죄사실 확인 전이라도 소재파악을 해놓을 수 없었나”라며 “이 엄청난 사건 책임자의 소재 확보를 못했는지에 대한 국민 말씀이 많다”고 말했다.
같은 당 경대수 의원은 “이번 참사의 진상규명을 밝히기 위해서는 유병언 회장 일가를 붙잡아 어떤 불법을 저질렀는지 밝혀내야 한다”며 “유 전 회장이 골프채 150채를 사서 정관계에 로비를 했다느니 하는 루머까지 나돌고 있는데 이렇게 국가적으로 힘을 낭비하는데는 검찰의 책임이 없지 않다”고 비판했다.
권성동 의원은 “감사원은 지난해에도 재난대응 실태에 대한 감사를 벌였는데 이 때는 그 어떤 불법도 적발하지 못했다”며 “당시 심도있고 철저한 감사를 진행했다면 이번 세월호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검찰이 유 전 회장측에 무언가를 흘리지 않고는 이렇게 못잡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검찰은 계획도 없이 무능함을 드러내면서도 대통령 앞에 보여주기 쇼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사고 초기에 해경상황실과 청와대가 100통이 넘는 통화를 하면서 사고 동영상과 생존자 숫자를 파악하는데만 열중해 구조에 지장을 초래했다”며 “근데 감사원은 힘 없는 부서는 감사를 열심히 했는데 정작 컨트롤타워인 청와대는 조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영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청와대가 컨트롤타워인지, 각 기관의 보고가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가 됐는지 두가지 포인트로 조사를 했다”며 “감사에서는 각 기관의 보고가 상황 내에서 보고가 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도 청와대의 컨트롤타워 역할에 대한 수사 요구에 “수사할 단서가 생기면 할 수 있다”며 청와대와 해경 측의 잦은 통화가 그 단서라는 우 의원의 주장에는 “전화를 했다는 자체가 단서는 아니다”고 말했다.
사고 초기 안산단원고 학생 전원구조 오보와 관련해서는 경찰의 무전 내용이 진원지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사고 당일 4월 16일 오전 9시12분 경찰 무전내용에서 고잔파출소 김남수 순경이 ‘좌초된거 같답니다. 학생들 구명조끼 입고 있고 현재는 생명에 지장은 없답니다’라고 말한다”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어 “이후 10시27분에는 장성순 경감은 ‘2학년 1반은 전원 구조됐다고 학생이 학부모한테 전화왔답니다’라고 말하는데 이것이 단원고에 전해지고 뉴스 오보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성한 경찰청장은 “그 내용은 우리가 현장에서 들은 걸 보고한 것”이라며 “진원지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고 필요하다면 다시 파악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