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우리나라가 고리원전 1호기 가동 이후 30여년 만에 한국형 원전(APR1400)의 '첫 해외수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청와대는 27일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 원자력공사(ENEC)는 중동지역에서 최초로 추진되는 UAE 원자력발전사업 프로젝트에 한전컨소시엄이 프랑스(Areva)와 미국(GE)-일본(Hitachi)컨소시엄과 경합 끝에 최종사업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번 원전 수주는 1400Kw급 한국형 원전 4기를 수출하는 초대형 원전 플랜트 계약으로, 발전소 설계·구매·시공, 시운전, 연료공급 등 건설부문계약금액만 약 200억 달러에 달한다. 원전건설 후 운전·기기교체·연료공급 등 운영지원까지 포함하면 약 400억 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이번에 수출되는 한국형 원전 APR1400는 1400Kw급 가압형경수로로, 2002년 개발이 완료돼 신고리 3,4호기, 신울신 1,2호기 건설에 적용됐다.
한전컨소시엄에는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전연료, 현대건설,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미국 웨스팅하우스 등이 참여했다.
이번 수주가 성공함에 따라 한전컨소시엄이 건설하는 4호기 중 첫 호기는 2017년에 준공돼 전력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나머지 3호기도 2020년까지 완공된다. UAE의 전력수요증가 예측치를 고려하면 향후 이번 계약물량인 4기 외에 추가적인 원전 건설도 기대된다.
한전과 UAE 원자력공사는 원전 프로젝트 외에도 수도·전기·가스·교통 등 공익설비 부문과 비원자력 에너지 분야에서의 사업도 함께 하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원전수주를 위해 한국과 UAE간 정부차원의 협력을 제안하는 친서를 전달하고 입찰 결정권이 있는 UAE 왕세자와 수차례 유선통화를 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했다.
청와대는 "이번 원전수주를 계기로 한국정부는 원전 르네상스 시대에 원전산업을 조선·자동차·반도체를 잇는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번 UAE사업을 차질 없이 이행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의 지원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또 "수출 대상국별 맞춤형 마케팅 강화, 핵심기술 및 인력 적기확보, 수출형 원전 산업체제 강화 등 원전 수출산업화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한국과 UAE 정부는 이번 원전프로젝트를 계기로 그동안의 자원중심 협력관계에서 더 나아가 향후 50년, 100년 앞을 바라보는 형제국과 같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교류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이번 UAE 원전수주는 단일 계약금액으로 종전 리비아 대수로 2단계 공사금액(63억달러)를 6배 이상 뛰어넘는 사상 최대의 수출규모"라며 "한국 역사상 최대의 초대형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국내 원자력건설에서 벗어나 중동 산유국에 한국형 원자력 발전소를 오히려 수출하는 명실상부한 '산전국'의 꿈을 이루게 됐다"며 "지난 1978년 미국기술에 의해 고리원전 1호기를 처음 가동한 지 30여년 만에 한국형 원전을 처음으로 수출하는 쾌거를 거둬 원전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도약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또 "이번 원전수출은 현재 세계적으로 원전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프랑스와 미국-일본 컨소시엄과 경합한 끝에 얻은 성과로 한국형 원전의 우수성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돼 더 큰 의미가 있다"며 "그동안 우리나라는 우수한 기술과 풍부한 기술경험에도 불구하고 상용원전 플랜트 수출경험이 전무하다는 약점과 한국형 원전의 낮은 인지도로 원전플랜트 수출의 꿈을 이루지 못해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