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준의 Y방정식] "재벌아, 창업주 경영철학 잊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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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의 Y방정식] "재벌아, 창업주 경영철학 잊지 말아야"
  • 이상준 기자
  • 승인 2014.12.18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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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병철. 고 최종현, '사람이 기본'
고 정주영. 고 구인회, '생각하는 리더십'
[매일일보 이상준 기자] #귀인(貴人). "기업이 귀한 사람을 맡고도 훌륭한 인재로 키워 내지 못하는 것 역시 부실경영 못지않은 범죄다....(중략)...그들을 묶어 주는 구심점인 기업인의 인격과 영도력이 있어야 한다." (고 호암(湖巖)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생각하는 불도저. "생각은 행동이 되고 행동은 습성을 만들고 습성은 성품을 만들고 성품은 인생의 운명을 결정한다." (고 아산(峨山)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
#인내사(人乃社). "사람이 곧 기업이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인간이다...(중략)...사람을 사람답게 다루는 기본 원칙을 고수하라...(중략)...군인의 무기는 타인이 제작해 주지만 경영자의 자질은 스스로 다듬어야 한다." (고 최종현 SK그룹 전 회장, SK그룹 창업주는 최종건 회장)#돈보다 값진 것들. "세상 사람들은 날 보고 노랑이니 구두쇠니 놀릴지 모르지만, 나는 그 말이 칭찬하는 것으로 들린다. 돈 몇 푼 벌었다고 잘난 체하며 흥청망청 쓰는 사람들, 딱해서 볼 수가 없을 지경이다." (고 연암(蓮庵) 구인회 LG그룹 창업주)21세기 대한민국 경제를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4대그룹 삼성·현대차·SK·LG 창업주들은 하나같이 각자의 기업을 일으키면서 "자신의 갈 길은 '사업보국(事業報國)'에 있다"는 신념에 한치의 오차도 없는 마음가짐들을 가지고 있었다.그들은 모든 것은 나라가 기본이며 나라가 잘되어야 기업도 잘되고 국민이 행복해진다는 확고한 진리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물론 이들의 이 같은 마음가짐과 정신은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존중 정신과 인품을 갖춘 진정한 리더십이 바탕이 되어야 가능하다는 점이 밑바닥에 깔려져 있다.바탕과 실천이 어우러진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아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손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3대가 기업을 이어오면서 성공과 위기속에서도 '인재 제일주의'의 경영철학을 이어 받아 계승함으로 지금 글로벌기업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아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손자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3대는 '생각하는 불도저'의 정신을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뜻을 이어 받은 동생 고 최종현 전 SK그룹 회장 아들 최태원 SK 회장은 '인내사(人乃社)' 정신철학으로 대(代)를 이은 인재 사랑을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아들 LG그룹 명예회장과 손자인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돈보다 값진 것은 분수(分數)'라고 여기며 철저한 창업주의 경영철학을 이어 받아 현재 구심점을 갖춘 분야에서 만큼은 나름의 위치에서 국위를 선양하고 성장하고 있다.하지만 최근 태극 마크를 달고 세계 120여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는 한국 최대 항공사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일명 '땅콩 리턴' 사건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오너 일가의 일탈행위로 국내외에서 웃음거리가 됐다. 작은 소용돌이처럼 일어난 재계 오너 일가의 잘못으로 비롯된 '오너 리스크'가 '기업 리스크'로 번지더니만 급기야 재벌의 지배구조에 대한 비판과 국가 이미지 손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재계는 이번 사건이 재벌가 자제의 비뚤어진 오너십과 어이없는 특권의식에서 비롯된 사건으로 보면서도 예기치 않은 불똥이 튀지 않을까 극도로 몸을 사리고 형국이다.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면서 특권의식만 강화되다 보니 제대로 된 현실감각을 기르지 못하고 심지어 기본적인 윤리의식마저 부족하다는 여론의 따가운 지적 속에 재벌가 오너 3.4세들의 과거 행적 하나하나가 '재벌 자식들은 다 이 모양'이라는 유탄의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재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정부나 기업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오너 3ㆍ4세의 경영참여를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오너 일가 스스로가 창업주의 기업 탄생과 성장과정에서 느끼고 실천하고자 했던 철학을 엄격한 규율을 확립해 경영수업뿐 아니라 소통하고 배려하는 인성교육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그렇다고 한진그룹 오너가는 창업주 경영철학이 없었던 것일까?"사람 얼굴을 조각할 때 처음엔 코를 크게 눈은 작게 만들라. 한번 깎은 코는 크게 할 수 없고 크게 음각한 눈은 작게 할 수 없다."고(故) 정석(靜石)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생전에 한 이 말은 '사람은 신중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하게 된다'는 뜻으로 항상 가슴으로 외치던 문구다."관리자가 자리를 비우든 말든 조직이 잘 굴러간다면 관리자가 리더십이 있다는 증거다. 인사는 시스템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고객의 불만도 임시변통 양해만 구할 게 아니라 근본 원인을 찾아내 바꾸라."이는 조중훈 창업주의 아들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발언으로 '리더십의 증거'를 경영철학 밑바탕으로 늘 강조한바 있다.특히 조양호 회장은 사진에 조예가 깊다. 한번은 프랑스 파리에 갔을 때 에펠탑을 찍었는데 그 사진이 화제가  됐다. '평화의 벽' 속에 에펠탑이 들어 있는 사진을 보고, 다들 '이런 게 정말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조 회장은 "벽 사이로 에펠탑을 보고 찍으면 그런 모습이 나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조 회장은 사진을 찍는 이유에 대해 "보는 각도를 조금만 돌려도 전혀 새로운 가치가 창조된다. 조직의 변화란 결국 관점을 바꾸는 것이다"라고 의미를 강조했다.그렇다면 도대체 '땅콩 리턴' 사건 주인공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인 고 조중훈 창업주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철학은 어디로 사라져 버리고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이것은 분명 창업주가 힘들게 일군 경영철학을 내팽겨친 기업경영 기본부터 잘못 되어져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결론적으로 세계시장을 무대로 뛰는 대기업들이 입으로만 글로벌 기업임을 자처해선 안 된다. 오너가에서는 창업주 경영철학을 철저하게 계승하고 무장하고 기업지배구조와 경영방식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손색이 없어야 한다.먼 곳에 있지만 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고 호암(湖巖)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고 아산(峨山)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 고 연암(蓮庵)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고 최종현 SK그룹 전 회장과 SK그룹 창업주 최종건 회장이 과연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한민국 오너가의 조롱을 보고 과연 무엇을 말해주고 싶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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