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안정주 기자] 지난해 거대 글로벌 의류기업과 소송에 휘말렸던 소셜벤쳐 ‘한국갭이어’가 ‘YHS유학컨설팅’을 상대로 분쟁을 일으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7일 한국갭이어는 내용증명을 통해 YHS유학컨설팅에게 “해당 홈페이지 화면에 ‘갭이어’와 ‘Gapyear’라는 유사한 표현을 이용해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즉시 사용을 금지하고 매출 공개 및 손해 배상 계획을 밝혀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 유학원이 아직 크게 성장하지 않은 1인 기업이라는 것이다. 한국갭이어도 비슷한 상황을 겪은 바 있어 일각에서는 을에게 또 다른 을이 ‘갑질’을 행사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더욱 번지고 있는 상황.
지난해 3월 한국갭이어는 세계적인 기업 ‘GAP’으로부터 ‘Korea Gapyear’ 업체명에 GAP 상표가 들어갔다고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 당했다. 더구나 당시 GAP의 변호를 맡은 곳이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이라 한국갭이어는 여러 면에서 불리했었다.
상황이 어려워지자 안시준 한국갭이어 대표는 SNS에 도움을 호소했고, 변호사·변리사·기자·PD 할 것 없이 전문가들이 ‘어벤저스 팀’을 만들어 한국갭이어를 지원했다. 그 결과 안 대표는 소송에서 승소해 ‘한국갭이어’와 ‘Korea Gapyear’로 상표를 출원 및 등록 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한국갭이어도 불과 1년 전 YHS유학컨설팅과 굉장히 흡사한 상황을 겪었던 터라 여론의 비난이 더 거센 것으로 풀이된다.
초반 두 회사 간 입장 차이도 이 ‘갭이어’라는 단어 하나가 문제였다. 갭이어는 국어사전에도 등재돼 있는 단어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쉬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 한 해’를 뜻한다.
유희석 YHS유학컨설팅 대표는 “법적으로 한국갭이거가 상표권이 등록이 돼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이해한다”며 “워킹홀리데이나 갭이어란 단어를 비슷한 의미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갭이거가 보낸 내용증명에 굉장히 무리한 내용들이 포함돼있는 것은 다소 불쾌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일과 관련해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상표권 취소 소송을 제기 하기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 그럴 마음은 없다”며 “이미 홈페이지에는 갭이어를 대신해 ‘커리어브레이크’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안시준 한국갭이어 대표는 “처음 회사이름을 지을 때 쉬운 단어를 놔두고 ‘갭이어’라고 지은 것은 하나의 문화, 단어, 정책 등을 바르게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였다”며 “‘스펙’이라는 단어도 우리나라에서만 상업적으로 쓰일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상업성을 가지고 운영하는 유학원에서 ‘갭이어’라는 단어를 스펙적으로 쓰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상표권을 갖고 싶은 것이 아니라 바른 문화를 전파하고 싶은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또한 “사단법인 등에서 (갭이어를)사용할 때 이의를 제기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하며 갭이어가 쓰이는 목적에 대해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