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산업 지분 확보가 관건…주 본부장 사조산업 지분 1.87%
[매일일보 안정주 기자] 사조그룹이 창업 2세 주진우 회장에서 장남인 주지홍(38) 사조대림 총괄본부장으로 경영권을 승계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사조그룹은 지난 3월 사조대림, 사조 씨푸드, 사조해표, 사조오양 등 4개 계열사의 주주총회를 열고 오너 3세인 주 본부장을 등기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그가 사조그룹 상장 계열사의 등기이사가 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재계에서는 주 본부장의 등기이사 선임이 경영권 승계의 가속화를 위한 신호라고 풀이하고 있다.
주 본부장은 연세대 사회학과, 미국 미시건주립대 MBA를 졸업하고 컨설팅업체인 베어링포인트에 재직했다. 2006년 비상장계열사인 사조인터내셔날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한 이후 사조C&F 등 비상장계열사에서만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려왔다.
그러던 주 본부장은 지난해 동생인 주제홍 전 이사가 러시아 출장 도중 갑작스럽게 추락사 하면서 고(故) 주 전 이사의 보유 지분을 상속받으며 지분을 늘려 왔다. 주 본부장은 지난해 11월 고(故) 주 전 이사가 보유하고 있던 사조산업 주식 250주를 상속 받기도 했다.
사조그룹은 실질적인 지주사 격인 사조산업을 중심으로 사조대림, 사조 씨푸드, 사조해표, 사조오양 등을 핵심 계열사로 가지고 있다. 사조산업은 현재 매출 2위인 사조해표(20.92%)와 3위인 사조대림(35.41%), 4위인 사조 씨푸드(64.99%)를 모두 지배하고 있다.
주 회장은 현재 사조산업 지분 29.94%를 보유해 지배구조 정점에 있다. 주 본부장은 개인으로선 주 회장 다음으로 많은 사조산업 지분(1.87%)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조그룹은 최근 사조화인코리아가 사조산업의 지분을 모두 매각하면서 사조산업→사조대림→사조오양→사조화인코리아→사조산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었다. 이에 따라 사조산업은 지주사로서 그룹 내 역할이 보다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 3월 상장회사인 사조오양이 사조남부햄을 흡수 합병한다고 밝힌 바 있다. 비상장회사인 사조남부햄은 주 본부장이 8.9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그룹 내 그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거란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주 본부장이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물려받기 위해서는 사조그룹의 실질적인 지배회사격인 사조산업의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현재 주 본부장의 사조산업 지분은 상속받은 지분을 포함해 1.87%로 아직 미미한 편이다.
사조그룹 관계자는 “오너일가의 승계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알기가 어렵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사조오양에 대한 주 본부장의 지분을 늘린 뒤 사조대림과 사조산업 등에도 영향력을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사조오양과 사조남부햄의 흡수합병이 완료되면 주 본부장은 약 4.79%의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