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충격] 포퓰리즘에 무릎...“대한민국 개혁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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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충격] 포퓰리즘에 무릎...“대한민국 개혁 서둘러야”
  • 이상준 기자
  • 승인 2015.06.29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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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재 나아가는 방향, 그리스와 비슷한 궤적
[매일일보 이상준 기자]그리스 정부가 29일(현지시간) 자본통제 법령을 발표했다. 법령에 따라 그리스 은행은 이날부터 오는 7월 6일까지 폐쇄된다. ATM(현금자동입출금기)을 통한 현금 인출액은 일인당 하루 60유로로 제한된다.
그리스는 30일(현지시간) 15억 유로에 달하는 IMF 채무상환을 앞두고 있다. 뾰족한 상환계획이 없는 상황에서 그리스 디폴트를 시작으로 한 ‘그렉시트’가 현실화 되고 있다. 이에 세계 금융시장도 그리스발(發) 악재에 조정을 받을 전망이다.대한민국도 혹시 우리 가죽옷의 털만 아끼려다 털이 붙어 있어야 할 가죽이 닳아 없어지는 꼴을 당할 수 있다. 가죽이 없는데 털이 어디에 붙어 있을 수 있는가(皮之不存, 毛將焉附). 재정 없는 복지는 있을 수 없고, 민심이 돌아선 정치는 정치로서의 의미가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대한민국 정치와 경제에 대해 보다 냉정하고 세심하게 따져 보아야 한다. 잘못하면 복지 포퓰리즘으로 국가부도 위기를 불러온 유럽의 몇몇 국가처럼 한국 역시 털만 남아 흩어져 사라져버리는 결과를 불러오고 만다. 풍전등화(風前燈火) 상황에 있는 그리스가 던지는 타산지석(他山之石)이다.2001년 유로존에 가입한 그리스는 해외자본을 끌어들이고 대규모로 지역을 개발함으로써 고속성장을 이어갔다. 2004~2008년 연평균 성장률은 유럽에서 가장 높은 수치인 3.8%에 달했다. 하지만 양대 정당인 파속당과 신민주당이 선거를 치를 때마다 정권을 잡기 위해 포퓰리즘 정책을 마구 쏟아내면서 경제위기가 닥쳤다. 2009년 경제성장률은 -2%를 기록했고, 2010년에는 -4.5%로 더 나빠졌다.
▲ 그리스 정부가 28일(현지시간) 은행 영업중단 조치를 발표하는 등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날 그리스 국회의사당 앞에서 외국 방송사들이 긴박하게 보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정위기 이전 그리스는 60세 이전의 은퇴자에게 퇴직 전 5년간 월급의 80%를 연금으로 주었는데 연금보험료는 월급의 25% 미만을 내면 되었다. 독일에서 월급의 42%를 연금보험료로 내고 평생 월급의 45%를 연금으로 받는 데 비하면 지상천국이나 다름없는 셈이었다. 그리스의 의료복지와 연금이 그리스 재정위기를 가져온 포퓰리즘의 전형적인 폐해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시다.
사실 그리스 위기의 근본원인은 도덕적 해이의 결과다. 경기의 순환이나 경제적 침체를 고려하지 않고 방만한 국가재정 운영과 정치적 승리를 위한 복지의 확장과 지속에 의하여 고인 샘물이 없는데도 정권유지를 위한 복지를 지속하다보니 외국의 빚을 얻어서 복지를 지속하였으며, 그 결과는 오늘날과 같은 모양이 된 것이다.대한민국도 현재 나아가는 방향이 그리스와 비슷한 궤적(軌跡)을 그리고 있는 상황에 수렴하고 있다고 본다.그리스는 재정위기를 맞아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으로부터 약속받은 구제금융을 계속 지원받기 위한 고육책으로 내놓은 정부 긴축안은 공무원을 줄이고 세금을 더 걷고 연금을 깎겠다는 내용이었다.정부의 연금과 복지혜택의 축소는 곧바로 거리시위와 폭동으로 이어졌으며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에서는 수만 명이 격렬한 반정부시위를 벌였다. 시위는 양상과 성격이 갖가지지만 그 중심에는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잃은 채 방황하는 젊은 층이 있었다.그리스의 위기 원인은 상류층이 썩고 썩은 탓도 기인한다. 미국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리스의 부정부패가 어떻게 경제위기 원인이 됐는지 사례로 들어 소개할 정도였다.그리스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돈 많은 사람들이 탈세로 호의호식하는 것은 내버려두고 그렇지 않아도 죽을 지경인 자기들만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것이므로 도저히 받아들이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그러한 구조를 고착화시킬 바에야 이번에 고생하더라도 그냥 유로존을 탈퇴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도 강한 실정이다.이젠 채무국 그리스는 "공무원 천국"으로 채권국의 구조조정 요구조건인 공무원연금·임금삭감은 못 하겠다며 배짱 아닌 배짱으로 사태를 대하고 있다.이와 같이 선진국을 슬럼가로 경제대국을 부채대국으로 전락시킨 것이 바로 포퓰리즘이다. 공짜복지로 인해 눈덩이처럼 커져가는 국가채무는 누가 감당할 것인가. 바로 국민, 즉 우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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