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고령화에 대비하지 않을 경우 현재 ‘AA-’인 신용등급이 2050년에는 ‘BBB’까지 강등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크 등급(BB+ 이하 등급)보다는 두 단계 높지만, 현 등급보다는 5단계나 낮다. 우리의 고령화가 국가의 신용등급을 대폭 낮출 정도로 위협적인 단계에 왔다는 의미다.
물론 이러한 경고가 우리나라만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 S&P는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2050년까지 전 세계 25% 이상 국가의 국가신용등급이 투기등급인 정크 등급으로 강등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S&P는 한국의 경우 2015년 18%였던 노인 부양률이 2050년에는 47.8%포인트나 늘어난 65.8%를 기록해 70.9%인 일본 다음으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상승폭이다. 또한 S&P는 한국의 고령화 관련 정부지출액이 2015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7.7%에서 2050년에는 17.8%로 35년간 10.1%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이 기간에 한국의 실질 성장률은 연평균 2.2%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정부가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국가 신용등급 하락으로 우리 경제가 난관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오는 2050년이면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35.9%에 달해 40.1%인 일본 다음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령화는 건강보험이나 장기요양에 대한 비용 증가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연금도 수령 기간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이렇게 되면 고령화 관련한 재정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생산인구는 감소하는데 지출이 많아지면 이는 곧 새로운 사회 갈등으로 번지기 십상이다.
고령화의 가장 확실한 대비책은 출산율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저출산 국가다. 그러니 고령화는 피할 길이 없다. 이 악순환을 끊을 수 있으려면 보다 강력한 출산 유인책이 필요하다.
누리과정을 놓고 정부와 지자체, 교육청이 책임을 떠넘기며 이전투구(泥田鬪狗)하고 있으니 아이를 낳고 싶어도 제대로 키울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사내 유치원을 만드느니 차라리 벌금을 물겠다는 상황에서 출산 장려책이 먹히기는 어렵다. 고령화를 막기 위해선 정부나 공공기관이 먼저 사내 유치원이라도 제대로 만드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