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노조와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이와 관련한 기자회견과 규탄집회를 잇따라 열면서 "조합원 색출작업과 쫓아내기, 무자비한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하청노조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현대중공업 간부가 하청노조 조합원에게 "(노조에서 유인물을 배포하면) 회사를 두 동강 내고 이원화, 삼원화 시켜"라고 한 발언이 기록돼 있다.
하청노조와 민주노총은 1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울산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한 현대중공업의 공격은 동시다발적이며, 임단협이 진행되고 있는 각 업체에 경고장을 보내 현장 임단협 투쟁을 조기에 진압할 것을 명령했다"며 현대중공업이 하청업체에 보낸 압박용 공문도 공개했다.
공문에는 "귀사 직원 일부가 당사 허가없이 작업준비 방해 등의 불법행위를 자행하는바, 철저히 지도 감독하기 바라며 계약 불이행으로 인한 공사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적혀 있다.
노조는 또 "하청업체 관리자가 노조탈퇴 협박을 하는가 하면, 돈으로 매수하려고도 했다"며 "심지어 '노조탈퇴를 안하면 가족까지 가만 안두겠다'고 협박 받아 심적 고통과 두려움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노조활동을 하다 최근 해고된 하청업체 (주)성민 이승렬 사무장은 "원청과 하청은 유인물을 뿌린 하루만에 나를 합동작전으로 공장 밖으로 쫓아냈다"며 "8월 21일 징계위를 열어 30분만에 처리한 후 곧바로 해고를 통보하면서 '퇴사됐으니 나가라'고 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하청노조는 "7월 6일 현대중공업이 인사저널을 통해 '모든 근로자들이 주 40시간 혜택을 보는 주5일제를 도입한다'고 했지만 월차폐지 생리휴가 무급화 잔업수당 25% 적용 등 개악으로 돌아왔다"며 "개악을 막기 위해 7월 13일부터 공식적인 단협을 요구했지만 회사측은 부당하게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이어 "임단협 투쟁이 시작되자 하청업체는 토요무급 철회, 4시간 유급을 발표했지만 원청에서 토요일 6시간을 보전해 주기 때문에 이는 하청업체가 임금을 가로채는 것"이라며 "현장 불만이 고조되자 현대중공업은 보도 듣도 못한 노사상생격려금이라며 여름휴가비 조로 70만원을 풀었는데, 이는 임단협 투쟁을 고사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하부영 본부장은 "현대중공업 하청노조가 이같이 탄압을 받지만 밖에서는 현대중공업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아무도 모른다"며 "원청이 하청에 보낸 '공사도급기본계약'이 노조활동을 못하도록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연월차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지급되며, 하승렬 사무장은 학력 허위기재로 해고 된 것"이라며 "잔업수당은 50%가 지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총울산본부는 1일 오후 6시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부당해고 철회, 하청노조 탄압 규탄 울산노동자결의대회'를 연다고 밝혔다.
박석철 기자 <매일일보닷컴 제휴사=시사울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