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황동진 기자] 40년 전통의 동서식품이 최근 잇단 악재를 만났다. 하지만 악재를 만난 회사 치고는 담담하다. 동서식품은 올 들어 잇달아 자사 주력 제품에서 대장균군이 검출돼 식약청으로부터 강제회수 조치를 당하는 가하면, 균이 검출되고서도 이를 소비자들에게 알리지 않고서 몰래 회수 해 빈축을 사기고 했다. 또 동서식품은 주력 상품 ‘맥심’에서 이물질이 검출됐다는 신고를 받고서도 이를 식약청에 늑장 보고해 은폐 의혹마저 사고 있다. 이럼에도 불구 동서식품은 별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식적인 사과 한마디 없다.

43년 전통의 동서식품, 잇단 제품 하자에도 불구 고개는 ‘빳빳’
주력제품에 대장균군 검출 이어 몰래 회수 논란, 늑장 보고까지 

고객의 안전과 만족을 최우선으로 여긴다는 43년 전통의 (주)동서식품이 잇단 ‘제품 하자’로 인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동서식품은 지난6월4일 자사 주력 제품인 ‘모닝플러스든든한단호박’(유통기한:11.3.31일까지,생산량:11,500kg)에서 대장균이 검출돼 식품의약품안정청(이하 식약청)으로부터 강제 회수 조치를 받았다.
당시 동서식품은 다시는 이런 불미스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생산 공정 강화에 힘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서식품의 말은 빈말에 불과했다. 식약청으로부터 강제 회수 조치를 당한 지 한달도 채 안 돼 동서식품은 ‘대장균군이 검출된 제품’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 이를 고객들에게 알리지 않고 소리 소문없이 몰래 회수해 왔던 것으로 드러나 소비자들의 불신은 더욱 증폭됐다.

이익에만 눈먼 동서식품, 소비자 우롱 ‘심각’

지난 6월23일 식약청은 동서식품에서 제조·판매한 ‘통곡물로 만든 든든한 단호박 후레이크(시리얼류, 유통기한:11.1.27일 까지, 생산량:7440kg)’에서 대장균군이 검출됨에 따라 해당 품목제조정지 등 행정처분 및 회수조치토록 했다.

이같은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소비자들의 원성은 하늘을 찔렀다. 그도 그럴 것이 최초 강제 회수 조치를 받은 제품 외에는 계속해서 다른 제품은 버젓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었기 때문.

이에 소비자들은 고객의 안전과 만족을 최우선으로 여긴다는 동서식품이 말로만 ‘네네’할 뿐, 뒤로는 회사의 이익에 눈이 멀어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각을 일삼고 있다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더욱이 소비자들을 더욱 화나게 한 것은 동서식품의 대응이다. 공식적인 사과 한마디 없이 별 대수롭지 않다는 식의 태도를 보였던 것이다.

동서식품 홍보실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 통화에서 “현재 최초 회수 조치를 받은 제품은 4,890kg를 회수한 상태이며 통곡물로 만든 든든한 단호박 후레이크(부적합 제품 포함한 모든 동 제품)은 10,493kg를 회수한 상태”라며 “대장균군이 검출된 제품의 원인은 중국산 ‘호박씨’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에 문제가 된 유통기한만 다른 해당 제품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고 자진 회수에 들어가, 일각의 ‘소비자 우롱’에 대한 지적과 관련해 어느 정도 공감을 한다”며 “하지만 이미 팔린 제품에 대해서는 (소비자)구제 할 방안은 없다”고 말했다. 

동서식품의 끝나지 않은 기만 행각

동서식품의 소비자 기만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잇단 대장균군 검출로 소비자들로부터 비난을 샀던 동서식품은 지난 7월 초에는 자사 제품에서 이물질이 검출됐다는 민원을 받고서고서도 관련법상 24시간 내에 관계당국에 보고해야 하는 의무 규정을 어긴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더욱이 동서식품은 보고 규정을 어겼음에도 관계당국으로부터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으며, 이물질 검출된 해당 제품에 대해서는 정확한 원인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 3월말 동서식품은 자시 주력 제품인 ‘맥스웰하우스 오리지날 커피믹스’에서 검은 이물이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았다. 하지만 동서식품은 이를 1주일이 넘도록 식약청에 이물질보고를 하지 않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동서식품이 현행 관련 법규정을 교묘히 이용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현행 이물질 관련법에서는 영업사원이 현장에서 이물질을 수거해간 때가 아니라, 해당 업체의 본사나 공장에 이물질이 도착한 때부터 24시간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

이에 대해서도 동서식품 홍보실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제품을 수거해 공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이물질보고 접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고의적으로 의무를 위반하려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검출된 이물질은 육안으로 봐도 쌀벌레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제품 하자와는 무관하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쌀벌레가 어떻게 유입됐는지’에 대해서는 동서식품 관계자 역시 “(나도)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식약청으로부터 아무런 조사 결과도 통보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더욱이 식약청은 동서식품에 단순한 경고정도로만 이번 사건을 마무리 지은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물론이거니와 업계에서조차 동서식품이 최근 잇달아 제품하자 및 이물질 등과 관련한 식품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것과 관련해 동서식품과 관계당국의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