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이대로 추락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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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이대로 추락하는가?
  • 최봉석 기자
  • 승인 2007.08.17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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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경선 레이스에서 ‘시퍼렇게 멍든 상태’…도약이냐 추락이냐 ‘진짜’ 갈림길에 놓였다

이명박 캠프 “나는 유력한 대통령 후보” 여전한 자신
9월 10월 ‘메가톤급’ 이명박 비리 잇따라 터져나올 듯

[158호 정치] 한나라당 경선 결과에 상관없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그동안 얻어맞을 대로 얻어맞아 시쳇말로 ‘시퍼렇게 멍든 상태’가 됐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정권 핵심의 결탁이라는, 다시 말해 ‘범여권發 공작 정치’라는 소리가 매일 같이 터져 나올 정도로 이명박 캠프 측은 해명과 반격을 되풀이했고, ‘이명박 죽이기’라는 울먹임도 밥먹듯 되풀이했다.

오죽했으면 도곡동땅 실소유주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 대해서도 “DNA검사를 하고 싶다”고 울상을 지으며 죽는 시늉(?)을 했고, 결국 이 후보에 대한 검찰의 칼날은 무더졌을까. 이명박과 박근혜 사이의 대충돌은 한국정치 사상 그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행위라고 정치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비전 제시 속의 ‘포지티브’ 선거를 한 것이 아니라 “이게 비리, 저게 비리”라며 이른바 ‘네거티브’ 선거로 지난 8개월을 쉴새없이 달려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경선 레이스 결과를 보지 말고 ‘과정’만 보자면 어찌됐든 이명박 후보는 승기를 따낸 모습이다. 다시 말해 공론의 장에서 이 후보는 승리했고 ‘정치권력’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갔다는 뜻이다. 치열한 양측 공방 속에서도 이 후보의 지지율은 끄덕도 하지 않았으니까.

그렇다면 지지율 1위라는 고공행진을 기록해왔던 이 후보는 그토록 간절히 바라는 ‘대통령’을 ‘또 다른 정치세력들과’ 싸우면서 남은 4개월 후에 얻어낼 수 있을까. 지금까지 상황 추이로 봐서 이것은 아무래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솔직한 분석컨대 “글쎄요…”라고 대답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한나라당 대선 레이스에서 눈에 띄게 볼 수 있었던 장면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한 각계각층의 지지 선언이었다. 박근혜 전 대표와 지지율 답보상태를 유지했던 범여권 대선후보들에 대한 지지 선언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물론 일부 보수 언론들도 노골적으로 이 전 시장이 되길 학수고대하는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줬다. 일부 언론들은 한나라당 경선 바로 이틀 전까지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와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할 것”이라고 보도했고, 이에 박 전 후보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항의하면서 오보 해프닝으로 끝난 일은 이번 대선 레이스에서 특정 언론의 특정 후보 편들기에 대한 대표적인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2002년 대선에서 일부 보수언론들이 당시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지지율이 60%를 초과했던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선거 당일 “정몽준도 노무현을 버렸다”는 사상 유례없는 편들기 칼럼으로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던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이명박을 지켜라’ 특명과제

어찌됐든 한나라당은 세 번째 실패란 더 이상 있을 수 없는 일이었고, 이를 위해 지지율 1위를 유지하며 한나라당의 대권 장악이라는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주인공인 이명박 전 시장을 각계각층의 모든 인력을 동원해서 지지해야 했고, 또 모든 비리에 대해선 사실상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웃어 넘기는 식의 제스쳐를 취해야 했다. 비유컨대 노무현 대통령이 ‘눈물 마케팅 전략’으로 성공했다면 이 전 시장의 ‘웃음 마케팅’ 전략도 나름대로 성공을 거둔 셈이다.

특히 이 전 시장에 대한 비리가 들춰질 때마다 ‘해명’을 하는 것보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잘잘못을 따지면서 여론재판을 하고 부패했던 과거 독재정권보다 더 나쁜 ‘바보 정부’로 만들어야 했다. 사실 이 같은 한나라당의 전략 역시 대중들에게 먹혀 들어갔다.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해서 늘 부정적인 것만 언론을 통해 묘사됐던 것은 아니다. 그는 비전과 희망도 제시했다. 그러나 그 핵심은 ‘경제’에서 머물렀다. 이 전 시장은 공개석상에서 줄곧 ‘경제’를 거론했다. 이 전 시장은 경선 전날까지도 자신은 나라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경제 대통령’감이고, 경제 지도자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일부 언론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IMF 때보다 경제가 더 어려워졌다”고 주장을 하는 바람에, 이 전 시장의 ‘경제 살리기’ 목소리는 ‘절반의’ 국민으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이 역시 네거티브 전략이었다는 게 몇몇 상당수 경제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수많은 비리들, 앞으로 어찌할 것인가
 
이들은 “이 전 시장의 주장과 달리 우리 경제는 지난 4년간 몇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됐다”고 말하고 있다. 주식시장은 전인미답의 시대에 진입, 안착했고, 총수출액과 무역흑자의 폭 역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양대 이철 행정복지학부 교수의 주장이 이와 같다. 이 교수는 “원화 강세와 기록적인 유가 등 호의적이지 않은 경제외적 조건에서, 경기부양책으로 미래의 이득을 미리 취하지 않고서 이루어낸 결과”라고 말했다.

정치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아니’라고 ‘억울하다’고 말하지만, 그에 대한 수많은 비리의혹들이 한나라당 경선과정에서 쏟아져 나온 것 이상으로 남은 4개월 동안 더 많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 전 시장의 추락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지난 18일 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의 합당은 이 전 시장의 지지율 유지도에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민주신당은 이해찬이든, 손학규든, 정동영이든 누가 대통령 후보로 나오더라도, 이 전 시장에 대한 공격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정치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실제 민주신당 이낙연 대변인은 “의혹이 제기되면 이명박씨는 부인하고, 그렇게 되면 이명박씨의 부인을 뒤집는 새로운 주장이 나오는 일들이 매일처럼 되풀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대변인은 또 “일반 국민이 그런 의혹들의 진위를 마치 판사처럼 판단해야 한다면 그것은 지나친 고통”이라며 “이 전 시장은 국민의 판단력을 시험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신당 “국민의 판단력 시험하지 말라”

이 전 시장이 대통령 후보로 끝까지 나올 경우 앞으로 전개될 그림들을 대략 그려보면 이렇다.

주민등록 위장전입 문제는 일단락됐지만 본선에서 이 문제는 또다시 상대진영의 공격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 수사 중인 도곡동 땅 차명소유 의혹도 이 전 시장 입장에선 두고두고 골칫거리로 떠오를 전망이다.

오는 9월에는 BBK 금융사기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이 귀국한다는 점은 이 후보측 입장에선 머리 아픈 일이다. 이명박 후보로서는 9월에도 맘 편히 쉴 수 없는 형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경준씨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BBK와 LKe 뱅크, 이 뱅크 증권중개 등 투자사기와 연관된 세 회사 모두가 100% 이명박 전 시장 소유”라는 새로운 주장을 내놨다. 이 전 시장과의 비밀계약서도 공개했다. 이 후보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세금과 건강보험료, 상가 건물 환경개선 부담금 미납, 노조 방해 등도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과연 국민에게 법을 지키라고 할 수 있느냐”고 상대 진영으로부터 질문을 받을 수 있는 요소들이다.

정치전문가들은 이명박 후보가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대통령 후보가 되더라도 이 같은 의혹들에 대해 속 시원하게 해명하지 않고 한나라당 대선 레이스 과정에서 보여줬던 “네거티브다. 사실과 다르다”고 말할 경우, 백전백패한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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