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측은 “이명박 후보와 ‘정치검찰’이 BBK 사건을 의도적으로 왜곡 및 조작한 정황이 곳곳에서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고 목청을 높이며 한나라당과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 신당 측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정치권은 △검찰의 BBK 수사발표를 ‘믿지 않는’ 국민이 더 많다는 작금의 부정적 여론을 자극하고 △지지층의 막판 결집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개혁성향 인사들을 중심으로 세력결집을 통한 정동영 후보 측의 지지층이 확산되고 있다는 신당 측의 분석이 제기되고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박선숙 공동 전략위원장은 “검찰 수사발표에 충격을 받은 지지층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 듯 <서프라이즈> 등 친노진영을 중심으로 한 일부 정치전문 포털사이트의 경우 “좋으나 싫으나 현재로서는 정동영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실시간으로 올라오면서 지지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 당 자체를 비상체제로 전환한 대통합민주신당에 따르면 이해찬 선대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정치검찰-이명박 유착 진상규명 비상대책위원회’를 공식적으로 띄우고 BBK 수사의 짜맞추기 의혹을 ‘핵심 타킷’으로 삼아 “수사결과를 백지화시키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신당 측은 수사의 왜곡 및 조작의혹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분명히 제시해 대선판도를 일거에 뒤집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이와 관련 신당은 김경준씨가 지난 7일 작성한 3쪽 짜리의 자필 진술서 사본을 언론을 공개하고 수사의 왜곡 및 조작 의혹을 부각시키는 한편, 검찰이 조사대상에서 제외한 이 후보의 ‘도곡동 땅’ 차명소유 의혹도 문제시 한다는 방침이다.
신당은 또 10일 임시국회 개회와 동시에 특검법 도입과 국정조사 추진, 수사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 법무부 장관의 직무감찰권 발동 촉구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른바 ‘검찰 때리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해찬 선대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의 선택기회를 차단하고 왜곡된 정보로 대선을 임하게 만든 검찰의 직권남용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국회만이 아니고 검찰의 직권남용에 대해 공분하는 시민들과 더불어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오전에 열린 선거대책위원회와 오후에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BBK 수사를 ‘검찰의 치욕’이라고 비판한 전직 검찰 고위간부의 편지를 공개하며 “검찰의 수사는 치욕적이라고 표현할 만큼 엉터리, 부실, 짜맞추기, 편파수사였다”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의 재산헌납 방식에 대한 신당 측의 쓴소리도 나왔다. 김현미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이명박 후보의 재산헌납 방식이 재벌총수들이 범죄를 저지른 이후 취하는 행태와 똑같다”며 “IMF 시절 금모으기 운동 때 단 한푼도 내지 않았던 사람이 선거를 코앞에 두고 재단을 만들겠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한나라당 텃밭인 대구를 방문해 ‘BBK음모론’을 제기하고 검찰과 이명박 후보를 규탄했던 정동영 후보는 이날 충남 태안 기름유출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BBK 음모론’을 거듭 주장하며 수사결과 전면 무효 공세를 이어갔다. 특히 이명박 후보의 대운하 공약과 관련해선 “만일 이명박 후보가 운하를 파서 기름을 싣고 가다가 사고로 운하에 기름이 쏟아지면 어쩌느냐”며 “그런 면에서 운하는 재검토 돼야 한다”고 꼬집었다.한나라당은 이에 대해 “이미 끝난 사안에 대해 네거티브로 일관하고 있다”고 신당 측을 맹비난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신당이 12월 임시국회에서 ‘검찰 탄핵소추안’ 발의를 추진키로 한 데 대해선 “국민을 탄핵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중단을 촉구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다수당이 횡포를 부려 검찰을 탄핵하겠다고 하는데 그 다수당은 이미 국민의 마음에 멀어진 다수당”이라고 지적하고 “검찰에 대한 탄핵 운운은 결국 국민을 탄핵하는 것이고, 헌정질서를 전면적으로 부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 대변인은 또 신당이 지난 93년 당시 언론보도를 인용, “이명박 후보의 도곡동땅 차명보유 의혹을 밝혀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터무니 없는 사실”이라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