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고용노동부가 최저임금위원회에 내년 최저임금에 대한 심의를 요청을 했지만 '국회 개정안 처리시 재요청'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국회가 이달 초 개정안을 통과시킬 경우 신규 법 적용에 따른 준비로, 법안이 제때 처리되지 못할 경우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논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고용노동부가 지난 29일 최저임금위에 내년 최저임금에 대한 심의요청을 하면서도 "최저임금법이 개정되는 경우 개정된 법에 따라 최저임금 심의 요청 절차 등이 다시 진행될 수 있음을 함께 명시하기로 했다"고 덧붙이며 긴급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와 관련, 국회에서는 오는 2일 최저임금결정체계 개편안과 탄력근로제 기간확대 등 노동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 회의가 열린다. 이어 다음날인 3일 환노위 전체회의가 예정돼 있다. 최저임금위 내에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를 두고 최저임금 결정을 이원화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 처리 여부를 끝장토론하고 3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는 5일 통과시키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최저임금법 개정안 국회 통과 여부는 현재까지 불투명하다. 국회 환노위는 1~2월 여야 대치로 3월에야 열린 올해 첫 임시국회에서 5차례 연속 고용노동소위를 열었지만 지난 22일에도 해당 법안을 처리하지 못했다. 야당이 정부 개편안에 담기지 않은 지역별·업종별 최저임금 차등적용 등을 요구하며 논의가 진전을 보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이달 5일 국회 본회의 통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여야 접점이 모이지 못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최저임금 결정체계 이원화는 내후년에야 적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현행 제도 하에서 최저임금 결정논의가 진행될 경우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로 입장을 선회한 정부·여당과 노동계 반발에 따른 대치가 어느 때보다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는 '완만한 최저임금 인상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밝힌 바 있다. 반면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최저임금 결정체계 이원화법을 '개악'이라고 규정하고,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도 문재인 정부 공약대로 속도를 늦춰선 안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