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소년 범죄, 위험수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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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청소년 범죄, 위험수위 넘어섰다
  • 류세나 기자
  • 승인 2008.03.07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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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흉포화 돼 어른들도 아연실색…관심과 사회적 대책마련 절실

위로해 주겠다’ 유인 후 ‘성폭행 사실 알리겠다’ 협박…반복되는 범죄
어린 性성피해자, 극심한 우울증세 ・정신적 고통으로 정신과 치료 받아

[매일일보닷컴] 청소년 범죄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특히 갈수록 범죄 연령이 낮아지고 있어 가정과 학교, 사회의 관심과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물론 청소년 범죄가 날로 흉포화 돼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되풀이돼 왔다. 그러나 올 들어 남중 ・고생들이 제 나이 또래의 여학생을 성폭행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10대 범죄가 또 한번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특히 청소년 범죄는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닌 반복해서 되풀이 된다는 점에서 사건의 심각성은 더욱 크다.

초등생 12명 성폭행한 중학생

경기 고양경찰서는 지난 3일 초등학교 여학생 B(8)양 등 12명의 초등학생을 성폭행한 A군(14)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4시 10분께 고양시 덕양구 모 아파트 골목에서 서성거리고 있던 A군은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초등학생 B양에게 “짐을 들어달라”며 접근한 뒤 흉기로 위협해 인근 아파트 지하주차장 계단으로 끌고 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양의 부모는 이 같은 피해사실을 접한 후 경찰에 즉시 신고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범행 현장을 중심으로 수사한 끝에 A군을 검거했다. 범행도구로 사용했던 카터칼이 현장에 떨어져 있었고, 그 칼에 A군의 이름이 적혀 있었던 것.

경찰조사결과 A군은 지난해 9월께부터 최근까지 1~6학년 사이의 초등학교 여학생 12명에게 이와 같은 방법으로 접근해 인근 지하 주차장이나 아파트 옥상으로 유인,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군은 경찰진술에서 “잘못된 행동인줄 알고 있었지만 나도 모르게 계속해서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면서 “다시는 이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참회의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B양은 잠을 자다가 갑자기 놀라는 등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근처 병원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입원은 하지 않았지만 의사에게서 안정을 취하라는 권고의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현재 경찰은 A군의 자백과 피해를 당한 B양의 진술을 토대로 보강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B양을 제외한 피해자 11명 중 일부를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여중생, 4년간 5명에게 성폭행 당해

A군 사건과 같은 날인 지난 3일, 한 여학생이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4년간 10대 2명과 20대 3명에게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C양(14)을 성폭행한 유모(23), 백모(21) 정모씨(22) 등 3명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 현재 군복무 중인 오모씨(23)에 대해서는 군 검찰에 송치하고, 김모씨(26)는 청소년 강간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현재 중학교 2학년인 C양의 끔찍한 경험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04년 12월,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던 C양은 교사의 심부름으로 친구집을 찾았다가 그 집에 놀러 와 있던 유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C양에 따르면 유씨는 성폭행 사실을 주변에 알리겠다며 C양을 협박해 두 차례 더 성폭행했다. 2005년엔 친구의 오빠인 오모씨에게 똑같은 일을 당했다.

C양은 경찰에 수차례 신고하려고 했으나 부모가 알게 되는 게 두려워 선뜻 나서지 못했다. 그러던 중 김양은 인터넷 음악 카페 관리자 백모군와 친해졌고, 그에게 “죽고 싶다”며 자신의 기구한 사연을 털어 놨다. 당시 고교 2학년이었던 백군은 위로해 주겠다며 김양에게 접근해 C양을 광진구 자양동의 한 고교로 끌고 가 성폭행했다.

그 후 성폭행 악몽을 잊을 만하던 1년 뒤인 2006년 또 다른 남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백군의 친구인 정모군의 전화였다. C양의 성폭행 사실을 알게 된 정모군이 자기 친구와의 성관계 사실을 공개하겠다고 협박, C양을 서울 종로구 자신의 집으로 끌고 가 성폭행했다.

이후 중학교에 진학한 C양은 2007년 2월, 길거리에서 연예인을 시켜주겠다며 접근한 김모씨에게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모델업계에 종사했던 김씨는 A양을 인근 찜질방으로 유인한 뒤 잠자던 A양을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신체 일부를 만진 것은 사실이지만 성폭행을 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해 현재 수사중에 있다.

한편 C양의 어머니는 경찰 조사에서 “딸이 울면서 집 밖을 뛰쳐나가는 등 정신적 우울 증세를 보여 왔다”고 진술했다. 또 “딸이 자신을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게 성형수술 하고 싶다고 울면서 말하기도 하는 등 정신적인 충격이 큰 상태”라고 설명했다.

女후배 겁준 뒤 성폭행 부추긴 여고생

지난 1월 초에는 남자 후배들의 부탁을 받고 자신의 여자 후배를 협박해 성관계를 갖도록 부추긴 10대 여고생이 검거됐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지난 1월 4일, 여자 후배를 흉기로 위협, 집단 성폭행을 당하게 한 D양(17)을 특수강간 혐의로 구속하고, 성폭행에 직접 가담한 E군(16)등 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D양은 지난해 7월 경기 안양시 모 여관에서 남자친구와 투숙중, 놀러온 남자친구의 후배들이 “J양과 성관계를 갖고 싶은데 응해주지 않는다”고 하자 J양(15)의 방으로 가 주먹을 휘둘러 반항하지 못하게 한 뒤 남자 후배들과 차례로 성관계를 맺도록 한 혐의다.

경찰 조사결과 B군 등은 평소 알고 지내던 J양과 함께 여인숙에 갔다 J양이 성관계를 거부하자 A양에게 부탁해 강제로 성관계를 맺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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