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에 따르면 10일 오전 2시 현재 98.1%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한나라당은 지역구에서 131석을 획득, 비례대표 22석을 합해 153석을 차지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통합민주당은 지역구에서 66석과 비례대표 15석을 합해 총 81석을 확보했고, 자유선진당은 지역구 14석 비례대표 4석으로 18석을 얻었다.
친박연대는 지역구 6석과 비례대표 8석을 차지 14명의 당선자를 냈으며, 민주노동당은 지역구 2석 비례대표 3석으로 5석을 차지했다. 창조한국당은 지역구 1석과 비례 2석을 차지 3석을 확보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영남에서 12명 명 호남 지역에서 7명등 전국에서 모두 25명의 무소속 후보가 당선,무소속 후보가 약진했다.
이번 총선의 최종 투표율 잠정집계 결과 46.0%를 기록, 역대 총선은 물론 전국단위 동시선거 사상 최저 투표율을 기록하게 됐다.
299명의 당선인들은 선관위로부터 10일 당선증을 부여받게 되며 등록 절차를 거쳐 오는 5월 30일부터 국민의 대표로서 4년 임기의 국회의원직을 수행하게 된다.
한나라 "경제 살려 선진 대한민국 만들겠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은 10일 "반드시 경제를 살려 선진 대학민국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조윤선 대변인은 이날 총선 결과에 대한 논평을 통해 "국민께서 저희에게 보내주신 지지와 성원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이번 총선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선택한 국민 모두의 승리"라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국민께서 보내주신 참뜻은 저희 한나라당이 이명박 정부와 함께 경제를 반드시 살려 선진 대한민국을 이룩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며 "한나라당은 제18대 국회에서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저희에 대한 지지 여부를 넘어 국민의 뜻을 받들고, 더욱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국민을 바라보고 나가겠다"며 "지난 10년의 어두운 질곡의 시대를 뛰어넘어 국민 모두와 함께 희망의 대한민국을 향해 뛰겠다"고 강조했다.
'대약진' 친박연대.친박 무소속...한나라당 복당 수순 밟을 듯
그렇다면 이번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연대 당선자들의 향후 진로는 어떻게 될까? 이들은 한나라당의 복당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친박연대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지난 7일 오전 불교방송 유용화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총선 후 한나라당으로 반드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규택 공동대표도 지난 2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한나라당 지도부가 복당 불가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과 관련, "영남에는 무소속벨트가 있고 중부수도권에는 친박연대벨트가 있는데 (총선 후) 영남에 당선된 우리 친박 무소속들이 우리 친박연대에 입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해 25명 내지 30명이 되면 우리는 개별적으로 입당하는 것이 아니고 당대당 합당을 통해서 들어가기 때문에 복당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이번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확보한 만큼 이들이 원하는 것처럼 복당 시나리오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당내에서도 한나라당 당적을 갖고 있는 박 전 대표를 이용해 의석을 차지한 만큼 그들의 복당을 받아줘서는 안된다는 분위기다.
그동안 강재섭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는 친박계 인사들의 복당에 대해 "개인적인 이야기일 뿐 기본적인 당 방침은 (친박연대와 무소속 출마한 후보들이) 중대한 해당행위이므로 복당은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선거운동 과정에서 얘기일 뿐 한나라당이 절대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친박연대 의원들의 귀환을 저지하기는 쉽지만은 않다. 청와대와 공조해 압도적인 수적 우세로 주요 입법.안건을 일사천리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158석 이상의 안정적 과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복당이 수월하지 않을 경우 친박연대와 친박무소속연대가 하나로 뭉쳐 연합전선을 형성할 가능성도 있다.
대구·경북지역에 출마한 친박계 무소속 연대 후보들은 지난 4일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전원이 당선될 경우 총선 이후 친박 대연합의 기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당선 뒤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에서 확고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도록 당내 친박 의원들과 연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과 한나라당의 의석수를 볼 때 친박계 인사들의 공동행동 가능성이 그만큼 높은 셈이다. 만약 연합전선으로 공동행동에 나설 경우 원내교섭 단체를 구성이 가능해 향후 정국에 무시할 수 없는 세력으로 등장하게 된다.
또 자유선진당과의 합당으로 보수대연합을 이룰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자유선진당은 19석을 얻을 것으로 보여 목표로 했던 교섭단체 구성이 물거품이 된 상황에서 이들과 합당 및 연합전선을 펴 한나라당 견제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친박계와 자유선진당은 반이명박 노선의 보수진영이라는 공통분모를 갖추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두 세력 모두 한반도 대운하 추진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이다.
친박 탈당파와 자유선진당이 하나로 합당을 한 후 한나라당 내에 있는 친박 세력들을 하나로 모은다면 그야말로 50석이 넘는 규모의 정당이 탄생할 수 있다. 보수진영의 새로운 정당이 탄생하게 되는 셈이다.
총선 패배 민주당... '책임론' 갈등 소용돌이 속으로
한편 통합민주당은 4.9총선에서 목표 의석수인 개헌저지선 100석 확보에 실패함에 따라 '선거 패배 책임론'을 놓고 당이 거센 소용돌이에 휩싸일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손학규 대표 중심의 질서체계가 무너지고 세대 교체론이 고개를 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각 계파의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는 총선을 하루 앞두고 비례대표 포함 70~80석만 얻어도 '선전'이라는 자체 판세 분석 결과를 내놓으며 기대치를 미리 낮추었지만 선거 패배의 책임을 모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압승으로 끝난 17대 대선 이후 불과 석달 만에 치러지는 총선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정도도 선전이라는 평가가 나올 수 있으나 150석에 가까운 의석의 절반을 잃어 버렸기 때문이다.
특히 유력한 차기 당권 주자인 손학규 대표는 한나라당 박진 의원에게 밀려 낙선 가능성이 큰 데다가 한나라당 견제 실패에 따른 책임론에 휘말려 정치적 영향력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높다. 또 이제 '원외 인사'가 된다면 활동 반경에 어느 정도의 제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총선 패배를 서둘러 씻고 진보 성향의 군소정당과 연대해 '범 견제 야당'을 구축해야 한다는 당 안팎의 목소리도 적지 않아 소용돌이가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정동영계, 친노계, 구 민주당계, 동교동계도 부진한 성적을 얻어 정치적 입지가 위축됐기 때문에 책임론이 불거지더라도 당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은 미비하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대선 패배론에 젖어있던 민주당을 추스르고 인사파동 대치정국에서 정면 대결을 벌여 한때 총선정국 주도권을 거머쥐는 등 민주당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점에서 무난한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 때 자신을 도왔던 측근들 상당수가 총선에서 살아남으면서 오히려 지지 기반이 확장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면 동작을에 출마한 정동영 전 장관은 한나라당 정몽준 후보를 넘지 못하고 낙선이 거의 확정된데다가 이미 공천 과정에서 측근들이 대거 탈락해 정치적 입지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당권 도전 또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장관이 다시 힘겨운 '원외정치'를 시작하는 동안 당내 '정동영계'도 위축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친노계와 구 민주당계의 앞날도 그리 밝지 않다. 이번 총선에 출마한 친노계는 강기정(광주 북구갑) 백원우(시흥갑) 서갑원(순천), 이광재(태백.영월.평창.정선) 유인태(도봉을), 유기홍(관악갑), 윤호중(구리), 전해철(안산 상록갑) 한명숙(고양일산동구)등이지만 이 중 강기정, 서갑원, 이광재 후보만 당선이 사실상 확정됐고 나머지 후보는 경합 중이다.
구 민주당계도 공천에서 대거 탈락하고 일부는 무소속 출마로 뿔뿔이 흩어져 정치적 입지가 축소된 상태다.
다만 신낙균 최고위원(13번) 김충조 최고위원(12번), 안규백 당조직위원장(14번), 김유정 구 민주당 여성국장(15번) 등이 비례대표로 등원에 성공, 명맥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호남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박지원-김홍업-한화갑 등 동교동계 3인방도 박지원 전 청와대비서실장만 살아남아 위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박 후보가 민주당에 복당할 경우 꺼져가는 동교동계를 살릴 교두보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비례대표 출마를 포기한 채 당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전국을 뛰어다닌 강금실 공동선대위원장이 당권에 도전할 경우 손학규 견제세력의 적극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세균 공동선대위원장도 열린우리당 의장 시절 당을 무난하게 관리했고 전국적 지명도가 높은 중진급이라는 점에서 유력한 당권 도전자로 거론된다. 이밖에 박상천 공동대표, 추미애 전 의원, 한명숙 의원, 김근태 의원 등도 총선 당락과 상관없이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다.